윤석열 전 대통령이 내란 특별검사팀에 첫 출석한 지 약 15시간 만인 28일 밤늦게 귀가했다. 오전 조사가 한 차례 파행을 겪으며 날을 넘긴 셈이다. 특검은 윤 전 대통령에게 30일 오전 9시에 다시 출석할 것을 통지했다.
윤 전 대통령은 귀가 시 취재진이 "오후 조사 돌연 거부한 이유가 무엇이냐"고 묻는 질문에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
이번 조사는 '대통령님'이라는 호칭과 함께 진행되었으며, 시작은 윤 전 대통령에 대해 24일 청구된 체포 영장에 적시된 '체포 방해' 혐의부터였다. 해당 혐의는 지난 1월 대통령 경호처를 동원해 자신의 체포 저지를 지시했던 내용이다. 이 부분 조사는 경찰에서 해당 수사를 담당해온 박창환 총경이 주도했으며, 최상진·이정필 경감도 함께 참여했다.
특검은 사건의 연계성을 고려하여 수사 논리와 효율성에 따라 경찰관을 조사자로 배치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윤 전 대통령 측은 특검 사무실에 파견된 경찰이 수사를 주도하는 것이 '민망하지 않느냐'며 반발한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점심시간 이후 윤 전 대통령 측은 박 총경 대신 특검팀에 파견된 검사에게 조사를 받겠다는 입장을 내세우며, 3시간 넘게 대기실에서 조사실 입실을 거부하기도 했다. 이로 인해 조사 순서가 변경되어, 김정국·조재철 두 부장검사가 진행하는 국무회의와 외환 혐의 조사가 먼저 진행되었다.
조사는 밤 9시 50분에 종료되었지만, 피의자신문조서 열람에만 3시간 이상이 소요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은 윤 전 대통령에게 29일 오전 9시에 재출석할 것을 통보했으며, 전날 진행하지 못한 체포 방해 혐의 등에 대한 조사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