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의 강제 구인 시도를 ‘완강한 거부’로 무산시킨 윤석열 전 대통령 측이 돌연 변호인 선임계를 제출하며 태세 전환에 나섰다. 소환 불응과 영장 집행 거부로 일관하던 ‘묵묵부답’ 전략에서 벗어나, 본격적인 법적 대응에 나서겠다는 신호로 풀이된다.
2일 법조계에 따르면, 윤 전 대통령의 변호인인 김홍일·배보윤 변호사는 전날(1일) 김건희 여사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에 선임계를 제출했다. 이는 특검팀이 서울구치소에서 윤 전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에 실패한 직후 이뤄졌다.
윤 전 대통령은 그동안 김건희 특검팀의 두 차례 소환 요구에 불응했을 뿐만 아니라, 변호인조차 선임하지 않으며 수사 자체를 인정하지 않는 듯한 태도를 보여왔다. 하지만 특검이 법원으로부터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강제 구인이라는 초강수를 두자, 더 이상 ‘버티기’만으로는 대응이 어렵다고 판단하고 법률적 방어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변호인 선임계 제출은 향후 특검 수사에 공식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의미다. 변호인단은 앞으로 특검팀과 소환조사 일정을 조율하거나, 체포영장 발부의 적법성을 다투는 ‘체포적부심’을 청구하는 등 본격적인 법리 다툼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특검팀은 1일 오전, 서울구치소를 찾아 윤 전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을 시도했으나 2시간여 만에 무산됐다. 특검팀은 “피의자가 수의도 입지 않은 채 바닥에 누워 완강히 거부했다”고 밝혔으며, 정성호 법무부 장관 역시 국회에서 “특검이 오자 옷을 벗고 저항했고, 나가자 다시 입었다”고 보고했다.
특검팀은 유효기간(8월 7일)이 남은 체포영장을 재집행하겠다는 입장이어서, 양측의 치열한 수 싸움은 계속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