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자탁구의 간판 신유빈(대한항공 소속)이 세계랭킹을 끌어올리며 다시 한번 한국 탁구의 저력을 입증했다.
국제탁구연맹(ITTF)이 4일(현지시간) 발표한 최신 랭킹에 따르면 신유빈은 종전 14위에서 두 계단 오른 12위에 올랐다. 이는 개인 최고 순위에 근접한 기록으로, 최근 국제대회에서의 활약이 반영된 결과다.
신유빈은 지난 2일 프랑스 몽펠리에에서 열린 월드테이블테니스(WTT) 챔피언스 몽펠리에 대회 8강전에서 세계 8위 천이(중국)를 3대 2로 꺾으며 한국 여자 선수 최초로 WTT 챔피언스 대회 4강에 진출했다. 해당 대회는 WTT 시리즈 중 ‘그랜드 스매시(Grand Smash)’ 다음으로 높은 등급에 속하는 상위 대회로, 4강 진출자에게는 랭킹 포인트 350점이 부여된다. 신유빈은 이로써 총 2,310점을 기록하게 됐다.
앞서 올해 초에는 중국 선전에서 열린 WTT 차이나 스매시에서도 준결승에 오르며, 한국 여자탁구 선수로는 사상 처음으로 그랜드 스매시 4강 진출을 달성했다. 그랜드 스매시는 세계선수권을 제외하고 WTT 시리즈 중 가장 규모가 큰 대회로, 해당 성적은 신유빈이 세계무대에서 기술적·정신적으로 한 단계 성장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 장면으로 평가받았다.
신유빈의 약진은 한국 여자탁구가 세계 상위권과의 격차를 좁히고 있음을 보여주는 지표로도 주목받는다. 국내 관계자들은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세계 최정상권 선수들을 상대로 강한 승부 근성을 보여주고 있다”며 “랭킹 상승은 단순한 결과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고 평가했다.
한편 남녀 주요 선수들의 순위 변동도 있었다. 여자부에서는 주천희(삼성생명)가 22위에서 21위로 한 계단 상승했고, 김나영(포스코인터내셔널)은 36위로 세 계단 올랐다. 남자부에서는 장우진(세아)이 이번 몽펠리에 대회에서 4강에 오르며 21위에서 16위로 다섯 계단 상승했다.
신유빈은 오는 연말 예정된 아시아투어와 내년 초 주요 WTT 시리즈 대회를 통해 상위 10위권 진입을 노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기술적 완성도와 멘털이 안정적으로 발전하고 있어 향후 세계 탑10 진입도 현실적인 목표”라고 전망했다.
이번 랭킹 결과는 한국 탁구가 다시 세계무대 중심으로 복귀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긍정적 신호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