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캄보디아를 거점으로 기승을 부린 각종 사기 범죄의 배후에 국내 폭력조직의 조직적인 지원이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사기 범죄에 필수적인 대포폰과 대포통장을 국내에서 조달해 캄보디아 범죄 조직에 공급한 조직원 등 총 59명을 무더기로 검거했다.
강원경찰청 형사기동대는 보이스피싱 첩보를 입수해 수사를 벌인 끝에 강원, 광주, 대전, 울산 지역의 4개 폭력조직 조직원 11명을 포함해 총 59명을 검거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캄보디아에 거점을 둔 사기 범죄조직에 대포통장과 스마트폰 등을 대규모로 공급한 혐의를 받고 있다. 조직원들은 공급 대가로 건당 500만 원에서 1000만 원을 받아, 모두 10억 원이 넘는 범죄 수익을 챙긴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이 공급한 통장과 스마트폰은 보이스피싱 등 각종 사기 범죄에 사용되어 예순 명이 넘는 피해자와 37억 원에 달하는 피해 금액을 발생시켰다.
검거된 조직원들은 지역 내 선후배 또는 지인으로 구성된 20~30대 청년층, 즉 이른바 **'MZ 조폭'**이었다.
전인재 강원경찰청 피싱범죄수사계는 "이들은 수익금 무단 인출 방지를 위해 지인 명의의 대포통장만을 알선·공급하며 범행했고, 지역 후배들이 범행을 이탈하고자 하면 협박 등을 통해 범행을 계속 유지시키기도 했다"고 밝혔다. 조직원들은 범죄 수익금으로 고가의 외제 차량을 샀으며, 검거 시 상부 조직원이 변호사비나 벌금을 내주는 등 조직적인 관리 체계를 갖췄다.
경찰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피싱 범죄조직의 실체를 밝히고, 지속적인 단속과 수사로 범죄를 뿌리 뽑을 계획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