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는 15일 오전 서울 중구 본부에서 올해 첫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재의 연 2.50% 수준에서 동결하기로 결정했다. 이로써 기준금리는 지난해 하반기 이후 5회 연속 같은 수준을 유지하게 되었다. 이번 결정은 불안정한 환율 흐름과 가계부채 증가세, 수도권 부동산 가격 변동성 등 대내외 금융시장 리스크를 종합적으로 고려한 "숨 고르기" 전략으로 풀이된다.
금통위가 금리 동결을 선택한 배경에는 무엇보다 고환율에 따른 외환시장 불안이 크게 작용했다. 최근 원·달러 환율이 1,500원 선을 위협할 만큼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면서 수입 물가를 자극할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금리를 성급히 낮출 경우 내외 금리 차가 확대되어 자본 유출 압력이 거세지고 원화 가치가 추가 하락할 수 있다는 경계감이 이번 동결 결정의 결정적 원인이 된 것으로 보인다.
내수 경기의 회복 속도가 기대보다 더딘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가계부채와 부동산 시장 상황은 인하를 저해하는 요인이 되었다. 수도권 중심의 집값 상승세와 가계대출 증가 흐름이 완전히 꺾이지 않았다는 판단하에, 성급한 금리 인하가 부동산 시장에 잘못된 신호를 줄 수 있다는 점을 경계한 것이다. 한국은행은 물가 상승률이 목표치인 2%대에 근접하며 안정세를 보이고 있음에도 금융 안정 측면의 불확실성이 해소될 때까지는 신중한 태도를 견지하겠다는 방침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한국은행이 당분간 지표를 확인하며 동결 기조를 장기간 이어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회의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환율 변동성과 가계부채의 추이를 면밀히 주시하고 있음을 강조하며, 향후 통화정책은 물가 안정과 함께 금융 시장의 안정을 균형 있게 고려해 운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동결로 인해 시장의 금리 인하 기대감은 다소 뒤로 밀려나는 모양새다. 글로벌 주요국의 금리 정책 변화와 수출 경기 흐름, 그리고 국내 부동산 시장의 안정 여부가 향후 한국은행의 금리 조정 시점을 결정짓는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