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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뷰티 열풍 속 '구조조정 역설'…아모레퍼시픽, 5년 만에 대규모 희망퇴직 단행

김태수 기자 | 입력 25-12-05 18:47



글로벌 시장에서 K뷰티 열풍이 거세게 불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국내 화장품 업계를 대표하는 아모레퍼시픽그룹이 뼈를 깎는 인력 구조조정에 나선다. 아모레퍼시픽은 5일 수년간의 실적 부진을 타개하고 급변하는 경영 환경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대규모 희망퇴직을 시행한다고 공식 발표하였다. 이는 지난 2020년 창사 이래 처음으로 희망퇴직을 단행한 지 불과 5년 만에 재차 내려진 조치로, 한때 K뷰티의 선두 주자였던 기업 내부의 위기감이 상당 수준에 달했음을 방증한다. 이번 구조조정은 중국 시장 편중에서 벗어나 글로벌 시장 다변화를 꾀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진통이자, 그룹 전반의 체질 개선을 목표로 하는 고강도 혁신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이번 희망퇴직은 주로 지원 조직 및 오프라인 영업 조직을 중심으로 진행된다. 대상은 근속 기간 15년 이상인 직원과 만 45세 이상 경력 입사 직원이며, 아모레퍼시픽홀딩스, 아모레퍼시픽을 비롯하여 이니스프리, 에뛰드, 오설록, 에스쁘아 등 그룹 내 주요 계열사 대부분이 포함된다. 회사 측은 퇴직자들에게 법정 퇴직금 외에 파격적인 수준의 특별 지원금을 제공하여 퇴직자들의 연착륙을 돕는다는 방침이다. 근속 기간 20년 이상 직원에게는 기본급 42개월 치가 지급되며, 15년 이상 20년 미만 근속자와 45세 이상 경력 입사자에게는 근속 1년당 기본급 2개월 치가 지급된다. 아울러 퇴직 후 2년간 본인과 배우자의 종합검진 지원, 재취업 및 경력 전환을 돕기 위한 전문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등 실질적인 전직 지원책을 병행할 계획이다.

아모레퍼시픽이 이처럼 대규모 인력 감축을 결정한 근본적인 배경에는 수년간 지속된 재무 실적의 부진이 자리 잡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지난해 매출 4조2599억 원, 영업이익 2493억 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실적을 일부 개선하는 데 성공했으나, 이는 2021년 호황기 실적인 매출 5조3261억 원, 영업이익 3562억 원과 비교하면 매출은 20%, 영업이익은 30% 이상 급감한 수치이다. 이러한 실적 하락은 코로나19 이후 중국 시장의 소비 둔화와 현지 브랜드의 약진에 대한 대응이 늦어진 결과로 분석된다. 특히 오프라인 영업 조직을 희망퇴직 대상에 포함한 것은, 화장품 유통 채널이 올리브영 등 H&B 스토어와 온라인 채널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되는 시장 변화 속에서 기존 유통 구조에 머물렀던 기업의 구조적 한계를 보여준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이번 조치에 대해 "급변하는 국내외 경영환경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기업 운영 전반의 체질을 강화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시행 배경을 설명하였다. 회사 측은 현재 라네즈와 코스알엑스 등 글로벌 시장에서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는 브랜드를 중심으로 성장 동력을 확보하는 데 집중하고 있으며, 에스트라와 헤라 등 차세대 글로벌 브랜드를 육성하는 데도 역량을 투입하고 있다. 특히 대대적인 인력 구조조정과 함께 미국, 일본, 유럽, 인도, 중동 지역을 핵심 전략 시장으로 집중 육성하고, 구조적 정상화가 필요한 중국 시장에 대해서는 효율성과 수익성 중심의 사업을 전개할 계획이다. 이번 희망퇴직은 '글로벌 포트폴리오 다변화'와 '수익성 강화'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불가피한 내부 혁신의 선결 조건으로 해석된다.

아모레퍼시픽의 이번 대규모 희망퇴직은 비단 해당 기업만의 문제를 넘어 국내 화장품 산업 전반에 던지는 시사점이 크다. K-뷰티 수출액이 증가하고 글로벌 인기가 확산되는 이면에는, 국내 대기업들이 전통적인 유통 채널과 중국 의존도라는 숙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고전하는 현실이 존재한다. 특히 오프라인 영업과 지원 인력을 줄이는 이번 조치는 유통 채널이 온라인과 멀티 브랜드숍 중심으로 재편되는 환경 속에서 대형 제조사들이 겪는 채널 전환의 어려움과 비용 압박을 명확히 드러낸다. 아모레퍼시픽은 조직을 슬림화하여 빠르게 변하는 소비자 취향과 트렌드에 기민하게 대응하는 조직으로 거듭나는 것을 목표로 하지만, 이 과정에서 숙련된 인력 유출과 조직 내부의 동요에 대한 관리 역시 중요한 과제로 남아있다. 과거의 성공 방식에서 벗어나기 위한 근본적인 혁신 없이는 K뷰티 열풍을 실질적인 기업 성과로 연결하기 어렵다는 교훈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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