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가 발간한 최신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말 기준 우리나라에서 금융자산 10억 원 이상을 보유한 '부자'는 47만 6천여 명으로 집계되며 전년 대비 3.2%의 증가율을 보였다. 이는 대한민국 전체 인구 중 약 0.92%에 해당하는 수치로, '상위 1%'에 육박하는 인구가 보유한 총 금융자산은 3,066조 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목할 점은 이 47만 6천여 명이 전체 가계 금융자산의 **무려 60%**를 장악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 보고서는 한국 사회의 부의 집중 현상과 자산 증식의 동력을 심도 있게 분석하고 있어, 향후 경제 및 사회 정책 방향 설정에 중요한 함의를 제공한다.
데이터 분석 결과, 지난 1년 동안 부유층의 금융자산 증가율은 일반 가계의 증가율을 크게 상회하며 자산 격차 가속화에 대한 우려를 증폭시키고 있다. 부자들의 금융자산은 해당 기간 동안 8.5% 증가한 반면, 일반 가계가 포함된 전체 가계 금융자산의 증가율은 4.4%에 머물렀다. 부유층의 자산 축적 속도가 일반 가계 대비 약 두 배 빨랐다는 의미이다. 이러한 현상은 이미 상당한 자본을 보유한 계층이 시장의 변화 속에서 더 큰 레버리지와 투자 기회를 활용할 수 있음을 입증하며, 소득 격차를 넘어 자산 격차의 심화가 구조적인 문제로 고착화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부자들이 자산을 축적한 주요 동력을 분석한 결과, 사업 소득이 34.5%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부의 축적이 단순히 투자 수익에만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성공적인 기업 경영이나 전문직 활동을 통한 높은 소득 창출 능력에 기반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사업 소득 다음으로는 부동산 투자 이익이 22.0%를 차지하며 여전히 주요한 부의 증식 수단임을 입증했다. 이어 금융 투자 이익이 16.8%로 뒤를 이었는데, 이는 과거 부동산 중심의 자산 증식 패턴에서 벗어나 금융 시장에서의 적극적인 투자 활동 또한 부유층 자산 형성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이와 같은 다각화된 자산 축적 원천은 부자들이 경제 환경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하며 안정적으로 자산을 늘려가고 있음을 반증한다.
향후 투자 전망에 대한 금융 부자들의 인식 변화도 주목할 만하다. 응답자의 절반가량은 내년을 포함하여 향후 3년에서 5년에 걸친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고수익이 예상되는 가장 유망한 투자처로 주식을 1순위로 꼽았다. 이는 전통적인 자산인 부동산에 대한 기대 수익률이 조정되는 가운데, 기업 성장에 직접 투자하여 높은 자본 이득을 기대할 수 있는 주식 시장으로 부유 자금이 적극적으로 이동할 것임을 예고한다. 이러한 현상은 향후 국내외 증시의 주요한 매수 동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으며, 주식 시장의 활성화와 동시에 고액 자산가들의 투자 행태가 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이 더욱 커질 것임을 보여준다. 부자들이 선호하는 투자처의 변화는 일반 투자자들에게도 중요한 신호로 작용하며, 국내 자본 시장의 구조적인 변화를 가속화하는 요인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