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직장 내 괴롭힘" 논란과 함께 전직 실무진과의 법적 공방에 휩싸인 방송인 박나래 씨가 수사기관에 출석해 본격적인 고소인 조사를 마쳤다. 23일 법조계와 연예계에 따르면 박 씨는 지난 19일 서울 용산경찰서에 비공개로 출석하여 자신을 협박한 의혹을 받는 전직 매니저들에 대한 고소인 진술을 마친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조사는 야간 시간을 이용해 약 6시간 동안 심도 있게 진행되었으며, 박 씨는 이 자리에서 전직 매니저들이 부당한 금전을 요구하며 자신을 압박했다는 취지의 주장을 상세히 소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나래 인스타그램]
박 씨 측이 제기한 이번 고소 사건의 핵심은 공갈미수와 업무상 횡령이다. 당초 박 씨는 전직 매니저들이 허위 사실을 유포하겠다는 협박을 통해 금품을 갈취하려 했다며 공갈미수 혐의로 이들을 고소했다. 그러나 수사 과정에서 전직 매니저들이 별도의 개인 법인을 설립한 뒤, 박 씨의 활동과 관련한 에이전시 비용 명목으로 자금을 유출한 정황이 추가로 포착됨에 따라 업무상 횡령 혐의로 고소 범위를 확대한 상태다. 박 씨의 법률 대리인 측은 전직 매니저가 운영한 법인으로 정당한 사유 없이 자금이 빠져나간 기록을 확보해 경찰에 증거로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고소당한 전직 매니저들 역시 지난 20일 경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았으며, 박 씨 측의 주장에 정면으로 반박하고 있다. 이들은 박 씨가 제기한 혐의를 전면 부인하는 동시에, 오히려 박 씨로부터 지속적인 폭언과 부당한 대우를 받았다고 주장하며 맞서고 있다. 전직 매니저들은 박 씨를 특수상해 및 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이미 고소한 상태이며, 고용 관계에 있었을 당시 박 씨가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신체적·정신적 위해를 가했다고 강조하고 있다. 양측의 진술이 첨예하게 대립함에 따라 향후 수사는 물증 확보와 대질 조사 여부에 따라 향방이 갈릴 전망이다.
사건의 파장은 연예계 내부 문제를 넘어 의료계로까지 번진 양상이다. 임현택 전 대한의사협회 회장은 박 씨와 이른바 "주사이모"로 불리는 불법 의료 행위자를 보건범죄 단속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 등으로 고발했다. 해당 고발 건은 박 씨가 과거 자택 등 사적인 공간에서 면허가 없는 인물로부터 불법 의료 시술을 받았다는 의혹을 골자로 한다. 박 씨는 현재 이 사건에 대해서는 피고소인 신분으로 조사를 앞두고 있으나, 아직 구체적인 소환 일정은 조율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이번 사태는 대중적 인지도가 높은 연예인과 그를 최측근에서 보좌하던 매니저 사이의 신뢰 관계가 파탄 나며 법적 진흙탕 싸움으로 번졌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특히 단순한 금전 갈등을 넘어 "갑질"로 대변되는 직장 내 괴롭힘 의혹과 불법 시술 고발까지 더해지며 박 씨의 도덕성에 대한 비판 여론도 적지 않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검증되지 않은 폭로를 빌미로 연예인에게 금전을 갈취하려는 시도가 있었다면 이 또한 엄정히 처벌받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경찰은 고소인과 피고소인 양측의 기초 조사가 마무리됨에 따라 제출된 계좌 내역과 통신 기록 등을 정밀 분석할 방침이다. 특히 횡령 의혹이 제기된 개인 법인의 자금 흐름을 파악하는 것이 이번 사건의 실체를 규명하는 핵심 열쇠가 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박 씨에 대한 피고소인 신분의 조사가 이어질 예정인 만큼, 불법 의료 시술 의혹과 특수상해 혐의 등에 대해 박 씨가 어떠한 방어권을 행사할지도 귀추가 주목된다. 연예인과 매니지먼트 인력 간의 계약 구조와 불투명한 자금 관리 관행이 이번 사건을 통해 다시 한번 수면 위로 떠오르며 법적 판단에 따른 파급 효과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