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윤리위원회가 14일 새벽 한동훈 전 대표에 대한 제명을 전격 의결한 것을 두고 보수 언론들이 일제히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조선일보와 동아일보 등 주요 매체들은 이번 결정을 민주주의 원칙에 어긋나는 비정상적인 행태로 규정하며, 당의 내분과 신뢰도 하락을 우려하는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특검이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사형을 구형한 직후 이루어진 기습적인 징계라는 점에서 정치적 보복 의혹까지 제기되는 형국이다.
조선일보는 15일 사설을 통해 한동훈 전 대표의 제명 과정이 상식적이지 않다고 직격했다. 매체는 윤리위가 기본적인 사실관계조차 명확히 확인하지 않은 채 최고 수위의 징계를 내린 점을 문제 삼았다. 특히 윤리위가 결정문 초안에서 성명불상자의 게시글을 한 전 대표가 직접 쓴 것처럼 단정했다가 나중에 이를 수정하는 등 조사의 부실함을 노출했다고 질타했다. 또한 한 전 대표를 "마피아"나 "테러 단체"에 비유한 윤리위의 표현에 대해 "이성을 잃은 감정적 대응"이라고 꼬집으며 민주 정당으로서의 자격을 상실했다고 비판했다.
동아일보 역시 사설에서 이번 사태를 과거의 "대선 후보 날치기 교체" 사건에 비유하며 국민의힘의 퇴행적 행태를 비판했다. 동아일보는 소명 절차조차 생략한 채 새벽 시간에 도둑맞듯 결정을 발표한 점을 지적하며, 이는 정당 민주주의를 말하기 부끄러운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밑바닥이 가늠 안 된다"는 표현을 사용하여 당의 신뢰가 곤두박질치고 있음을 경고했으며, 윤 전 대통령에 대한 징계는 외면한 채 한 전 대표에게만 가혹한 잣대를 들이대는 형평성 문제도 제기했다.
장동혁 대표 체제에 대한 비판도 이어졌다. 보수 매체들은 장 대표가 이재명 정부의 실정을 막겠다며 취임했으나, 실제로는 당내 정적을 제거하는 데 화력을 집중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를 "총구가 당내로 향한 자해 정치"라고 정의하며, 제1야당이 국민의 지지를 얻기보다는 지지층 결집을 명분으로 분열을 가속화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오세훈 서울시장 등 당내 중진들도 이러한 징계가 결국 당의 공멸로 이어질 것이라며 우려의 목소리를 더했다.
이번 제명 의결의 배경에는 지난 2024년 말 발생한 "당원 게시판 논란"이 자리 잡고 있다. 윤리위는 한 전 대표의 가족이 윤 전 대통령 부부를 비방하는 글을 조직적으로 올렸다고 판단했으나, 친한계(친한동훈계)는 이를 윤 전 대통령 탄핵을 주도한 한 전 대표에 대한 명백한 보복으로 규정하고 있다. 특히 사형 구형이라는 민감한 시점에 맞물려 제명이 결정된 것은 특정 세력의 정치적 목적이 투영된 결과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보수 언론들의 이례적인 강경 비판은 현재 국민의힘이 처한 위기 상황을 대변한다. 여권의 전통적 지지 기반인 보수 매체들이 당의 결정에 등을 돌린 것은, 이번 조치가 단순한 당내 징계를 넘어 민심의 흐름과 동떨어져 있다는 판단에 근거한다. 정당의 원칙과 절차적 정당성이 무너진 자리에서 벌어지는 힘의 논리가 보수 진영 전체의 경쟁력을 훼손하고 있다는 위기감이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거센 반발에 부딪혀 일단 제명안 승인을 보류하고 신중론으로 선회했으나, 이미 노출된 당내 균열은 쉽게 봉합되지 않을 전망이다. 보수 언론은 국민의힘이 과거의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으려면 감정적인 숙청이 아닌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통합의 길을 가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사법적 단죄와 정치적 책임론이 혼재된 정국 속에서 국민의힘이 보수 언론의 쓴소리를 수용해 정상화의 길을 찾을지, 아니면 자해 정치를 지속할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