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의 파격적인 발탁으로 주목받았던 이혜훈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가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사면초가에 몰린 형국이다. 보좌진을 향한 폭언과 갑질 의혹으로 시작된 논란은 부정 청약과 부동산 투기 의혹을 넘어 과거 종결된 금품 수수 사건의 재점화로까지 번지며 후보자의 도덕성과 자질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을 낳고 있다. 특히 최근 제기된 위장 변제 의혹은 법적 책임 회피를 위한 증거 조작 가능성까지 시사하고 있어 향후 청문회의 최대 쟁점으로 부상할 전망이다.
과거 2017년 발생한 금품 수수 의혹 사건이 다시금 수면 위로 떠오른 점은 이 후보자에게 뼈아픈 대목이다. 당시 이 후보자는 한 사업가로부터 현금과 명품 가방, 의류 등을 수수했다는 혐의를 받았으나 경찰은 후보자 측이 제출한 변제 영수증을 근거로 무혐의 처분을 내린 바 있다. 그러나 최근 해당 영수증이 실제 금품 수수 시점으로부터 1년이 지난 후에야 소급 작성되었다는 정황이 포착되면서 사실상 사법 기관을 기만한 위장 변제가 아니었느냐는 비판이 거세다. 여기에 당시 무혐의 처분에 대한 비판적 여론을 잠재우기 위해 보좌진을 동원해 조직적으로 우호적인 댓글을 게시하도록 지시했다는 의혹까지 더해지며 공직 후보자로서의 윤리 의식 부재가 심각하게 거론되고 있다.
이 후보자의 사적 영역에서 불거진 갑질 의혹 또한 공분을 사고 있다. 전직 보좌진들의 폭로에 따르면 이 후보자는 심야와 주말을 가리지 않고 업무 지시를 내리는 등 노동권을 침해했을 뿐만 아니라 인격 모독에 가까운 발언을 서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내가 정말 너를 죽였으면 좋겠다" 혹은 "똥오줌을 못 가리느냐"는 식의 폭언은 공적 지위를 이용한 전형적인 권력형 갑질이라는 지적이다. 이러한 행태는 기획재정부라는 거대 조직을 이끌어야 할 장관 후보자의 리더십과 자질에 심각한 결격 사유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부동산 관련 의혹은 서민들의 상대적 박탈감을 자극하며 여론을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 2024년 7월 서울 반포 원펜타스 아파트 청약 과정에서 장남의 혼인 신고를 고의로 미뤄 가점제를 유리하게 적용받았다는 부정 청약 의혹이 대표적이다. 이는 주택법 위반 소지가 다분하며 실수요자들의 기회를 가로챘다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또한 배우자가 인천국제공항 개항 전 인근 토지를 매입했다가 한국토지공사에 매각해 막대한 차익을 남긴 과정 역시 내부 개발 정보를 사전에 인지한 투기 행위였다는 합리적 의심이 제기되고 있다. 자녀들의 병역 이행 과정에서 발생한 특혜 의혹 역시 공정의 가치를 훼손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차남과 삼남이 모두 거주지 인근에서 공익근무요원으로 복무한 점과 해당 기관에서 전례 없는 배치를 받은 사실은 일반적인 사례로 보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이처럼 의혹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함에 따라 여권 내부에서도 자취를 감췄던 비판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이석연 국민통합위원회 위원장은 후보자의 자진 사퇴를 공개적으로 요구하며 국정 운영의 부담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야권 역시 파상공세를 이어가고 있다.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연일 이어지는 의혹이 국정 운영에 상당한 부담을 주는 수준에 이르렀다고 진단했으며, 김태년 의원은 특히 부정 청약 의혹이 해명되지 않을 경우 부적격 판정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후보자는 인사청문회를 통해 모든 사실관계를 소명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청와대 역시 청문회 과정을 지켜본 뒤 판단하겠다며 일단 후보자에게 기회를 주는 모양새지만, 여론의 흐름은 냉담하기만 하다. 사흘 뒤인 19일로 예정된 인사청문회는 단순히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자리를 넘어, 이 후보자가 공직자로서 최소한의 도덕적 요건을 갖추었는지 검증하는 엄중한 심판대가 될 것이다. 제기된 의혹 중 단 하나라도 사실로 밝혀지거나 납득할 만한 해명이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이 후보자의 임명 강행은 현 정부에 커다란 정치적 자산 손실을 안겨줄 것으로 보인다. 독자들은 이번 청문회를 통해 공직 사회의 기강과 정의가 바로 서 있는지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