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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부, '상속세 허위자료' 대한상의 감사 착수

이다혜 기자 | 입력 26-02-09 10:16




산업통상자원부가 고액 자산가의 해외 이주와 관련한 검증되지 않은 자료를 배포해 가짜뉴스 논란을 일으킨 대한상공회의소를 상대로 즉각 감사에 돌입했다. 김정관 산업부 장관은 법정 단체로서의 공적 책무 유기를 강하게 비판하며 고개를 숙였다.

김 장관은 9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대한상의와 한국경제인협회 등 6개 경제단체 관계자가 참석한 가운데 긴급 현안 점검회의를 소집했다. 이 자리에서 김 장관은 "대한상의를 소관하는 주무부처 장관으로서 이번 사태로 혼란을 겪은 국민들께 깊이 사과드린다"며 공식 유감을 표명했다.

논란이 된 자료는 최근 대한상의가 '상속세 부담으로 인한 고액 자산가들의 탈한국 현상'을 주제로 발행한 보도자료다. 산업부 조사 결과 해당 자료는 기초 통계에 대한 최소한의 검증 절차도 거치지 않은 채 특정 수치를 인용하거나 자의적으로 생산한 것으로 확인됐다.

회의에 참석한 경제단체 관계자들은 굳은 표정으로 김 장관의 발언을 경청했다. 김 장관은 발언 도중 책상을 손가락으로 두드리며 "대한상의의 이번 행태는 법정 단체로서의 공적 책무를 망각한 심각한 사례"라고 지적했다. 특히 자료 배포 전 내부 필터링 시스템이 전혀 작동하지 않은 점을 집중적으로 질타했다.

산업부는 이날 회의 직후 대한상의에 대한 특정 감사 착수를 발표했다. 감사 범위는 해당 보도자료의 초안 작성부터 내부 검토, 최종 배포에 이르는 전 과정이다. 사실관계 왜곡 시도나 의도적인 수치 조작이 있었는지가 핵심 조사 대상이다.

정부는 감사 결과에 따라 관련 책임자에 대한 엄중 문책과 함께 법적 조치까지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경제단체들이 사실상 이익단체의 논리를 대변하기 위해 정부 공식 창구나 법적 지위를 남용하는 관행을 근절하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대한상의 측은 이번 회의에서 별도의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으나, 감사 부서의 자료 요청에 적극 협조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산업부는 이번 감사를 통해 경제단체의 보도자료 배포 가이드라인을 재정비하고, 공적 기능 수행에 대한 관리 감독을 대폭 강화할 계획이다.

이번 사태로 경제단체가 생산하는 통계 데이터의 신뢰성이 도마 위에 오르면서, 향후 상속세 개편 등 주요 경제 현안 논의 과정에서 경제계의 목소리가 위축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정부의 이번 조치가 민간 경제단체의 자율성을 위축시킨다는 반발과 공적 책임 강화라는 명분 사이에서 어떤 결론을 내릴지가 향후 쟁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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