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장관급 보직인 선전선동부 부장으로 승진했다. 2022년 김 위원장의 딸 김주애가 공식 석상에 등장한 이후 제기됐던 '후계 구도 소외론'을 불식시키고 당내 핵심 실세로서의 입지를 재확인한 조치로 풀이된다.
조선중앙통신은 24일 진행된 제9차 노동당 대회 소식을 전하며 김여정을 '동지'이자 '부장'으로 호칭했다. 선전선동부는 북한 체제의 정당성을 홍보하고 주민 사상 통제를 담당하는 당내 핵심 부서다. 김여정이 이곳의 수장인 부장 자리에 오른 것은 대남·대외 메시지 관리를 넘어 당 운영 전반에 대한 장악력을 높였음을 시사한다.
1988년 김정일과 고용희 사이에서 태어난 김여정은 그간 김 위원장의 국정 운영을 근거리에서 보좌해 왔다. 특히 대남 담화 발표 등을 통해 '백두혈통'의 존재감을 과시해왔으나, 최근 2~3년간 조카 김주애가 군사 및 경제 현장에 빈번하게 노출되면서 김여정의 위상이 예전만 못하다는 분석이 국내외 정보 당국과 전문가들 사이에서 제기되기도 했다.
현장에서 포착된 이번 당 대회 사진 속 김여정은 주석단 앞줄에 배치되어 김 위원장과 가까운 거리에서 회의를 지켜봤다. 승진 발표 직후 김여정은 담담한 표정으로 대의원들의 박수에 화답했으며, 회의 중간 김 위원장에게 직접 서류를 전달하거나 귓속말을 나누는 등 여전한 신뢰 관계를 과시했다.
정부 당국은 이번 인사를 북한 체제의 결속력을 다지기 위한 포석으로 보고 있다. 김주애라는 차세대 상징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김여정에게 실질적인 당 집행 권한인 부장직을 맡겨 권력 내부의 균열을 막고 효율적인 통치를 꾀했다는 평가다. 통일부 관계자는 "김여정의 직급 상승은 그가 단순한 조력자를 넘어 결정권자로서의 지위를 굳혔음을 보여준다"고 전했다.
다만 이번 인사가 김주애를 중심으로 한 장기적인 후계 구도에 어떤 변수로 작용할지는 미지수다. 일각에서는 김여정의 부각이 일시적인 역할 분담일 수 있다는 시각과 함께, 향후 선전선동부가 주도할 우상화 작업의 방향이 누구를 향할지가 권력 구조 변화의 핵심 쟁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