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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재판소 '재판소원' 1호 사건 시리아인 강제퇴거 명령 취소 청구 확정

이수민 기자 | 입력 26-03-12 10:38



헌법재판소법 개정으로 도입된 재판소원 제도의 역사적 '1호' 사건은 시리아 국적 외국인이 제기한 강제퇴거명령 취소 소송 판결에 대한 헌법소원인 것으로 확인됐다. 12일 헌법재판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업무 개시와 동시에 접수가 시작된 재판소원은 현재까지 총 4건이 접수되어 심리 절차를 밟게 됐다.

첫 접수 사례인 시리아인 A씨의 사건은 대법원에서 확정된 강제퇴거명령 취소 소송의 패소 판결이 헌법상 보장된 기본권을 침해했다는 취지를 담고 있다. A씨 측은 본국 복귀 시 생명의 위협을 받는 난민 사정 등이 재판 과정에서 충분히 고려되지 않아 신체의 자유와 재판받을 권리를 침해당했다고 주장하며 헌법재판소의 판단을 구했다.

재판소원은 법원의 확정판결 자체를 헌법소원의 대상으로 삼는 제도로, 그동안 '법률'에 대한 위헌 여부만 심판해온 헌법재판소의 권한이 사법부의 '판결' 영역까지 확대된 첫 실무 사례다. 헌재 접수처에는 개정법 시행 첫날에 맞춰 소장을 제출하려는 대리인들이 몰렸으며, 직원들은 서류의 형식 요건을 꼼꼼히 대조하며 접수 번호를 부여했다.

1호 사건 외에 접수된 나머지 3건의 사건도 민사 및 형사 재판 과정에서의 절차적 위헌성이나 기본권 침해를 주장하는 내용인 것으로 알려졌다. 헌재는 접수된 사건들을 평의에 회부하기 전, 재판소원 허용 범위에 해당하느냐를 따지는 사전 심사를 엄격히 진행할 방침이다. 특히 법원의 재판을 무분별하게 헌재로 가져오는 '제4심' 논란을 차단하기 위한 법리 검토가 집중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현장에서는 재판소원 접수가 시작됨에 따라 사법부와 헌법재판소 사이의 미묘한 긴장감도 감지된다. 대법원 판결을 헌재가 취소할 수 있게 됨에 따라 최고 법원 간의 권한 충돌 가능성이 실질적인 사건을 통해 현실화했기 때문이다. 헌재 관계자는 "접수된 사건들에 대해 헌법적 가치를 기준으로 차분히 심리를 진행해 나갈 것"이라며 원론적인 입장을 유지했다.

이번 1호 사건 접수는 한국 사법 역사상 헌법재판 제도의 중대한 전환점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국민의 재판받을 권리가 실질적으로 확대되었다는 긍정적 평가와 함께, 재판의 확정력을 약화시켜 법적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가 공존하는 가운데 헌재가 내놓을 첫 번째 판단에 법조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재판소원 제도의 안착 여부는 결국 이번에 접수된 1호 사건을 포함한 초기 사건들의 각하 또는 인용 결정 근거가 얼마나 설득력을 갖느냐에 달려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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