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정보화사업 추진 절차를 인공지능이 단계별로 안내하는 IT업무비서 "잇비"를 본격 운영한다. 정보화사업을 추진할 때 법령과 내부 지침, 심의와 보안, 계약 절차를 함께 검토해야 하는 현업 담당자의 부담을 줄이기 위한 조치다.
공공기관이 정보화사업 하나를 추진하려면 사업 성격과 규모에 따라 최대 21개 절차를 거쳐야 한다. 전자정부법과 소프트웨어 진흥법, 서울시 내부 지침을 동시에 확인해야 하고, 사전심의 대상 여부와 보안성 검토, 발주·계약 방식도 사업 유형에 따라 달라진다. 담당자의 경험에 따라 업무 이해도와 추진 속도가 달라질 수밖에 없었던 배경이다.
서울시는 이러한 문제를 줄이기 위해 정보화사업 전 과정을 안내하는 AI 기반 IT업무비서 "잇비"를 구축했다. "잇비"는 단순 질의응답형 챗봇이 아니라 정보화사업 추진 과정에서 필요한 절차와 규정, 심의 대상 여부, 추진 방법을 단계별로 안내하는 행정 절차 적용형 AI다.
정보화사업은 사전 절차 6개와 발주·계약·보안 등 관련 절차 15개를 단계적으로 이행해야 하는 전문 행정 분야다. 신규 담당자나 인사 이동 직후 업무를 맡은 직원들은 관련 규정과 사례를 일일이 확인해야 해 업무 부담이 컸다. 서울시는 이 과정을 표준화해 현장 혼선을 줄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
"잇비"는 정보화사업 심의 대상 여부, 소프트웨어 분리발주 대상 여부, 사전협의 필요 여부 등 실무자가 자주 묻는 사항을 중심으로 답변한다. 담당자가 질문을 입력하면 관련 절차와 판단 기준, 참고 규정을 함께 제시해 업무 흐름을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서울시는 생성형 AI의 부정확한 답변을 줄이기 위해 사전에 검증한 공개 규정과 지침 범위 안에서만 답변이 생성되도록 설계했다. 정보화사업 관련 규정과 지침, 가이드 등 19종 자료를 적용하고, 질문 유형별 자주 묻는 질문 자료도 보완했다. 답변에는 근거와 출처도 함께 제공돼 담당자가 관련 규정을 즉시 확인할 수 있다.
사용 방법도 간소화했다. 직원들은 IT사업관리시스템에 접속한 뒤 화면 안의 "잇비" 아이콘을 클릭하면 바로 이용할 수 있다. 별도 교육 없이 질문을 입력하면 필요한 절차와 기준을 확인할 수 있어 신규 담당자의 업무 이해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서울시는 보고 있다.
부가 기능도 포함됐다. "잇비"는 텍스트 기반 질의응답뿐 아니라 정보화사업 전체 흐름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인포그래픽을 제공한다. 업무 이해도를 높이기 위한 퀴즈 기능도 함께 넣어 담당자가 절차를 반복적으로 확인하고 익힐 수 있도록 했다.
이번 시스템은 정보화사업 사전검토와 심사를 맡는 부서가 직접 기획했다. 서울시는 별도 예산을 들이지 않고 기존 생성형 AI 기능과 내부 심사 업무 경험을 활용해 현장에서 반복되는 질문에 대응할 수 있도록 구현했다고 설명했다.
서울시는 "잇비" 도입을 통해 담당자의 경험에 의존하던 업무 방식을 규정 기반의 표준 절차로 바꾸겠다는 계획이다. 반복적인 절차 안내와 규정 검색은 AI가 보조하고, 공무원은 정책 기획과 의사결정, 시민 소통 등 핵심 업무에 집중하도록 행정 환경을 바꾸는 것이 목표다.
정보화사업은 예산 편성부터 발주, 보안, 계약까지 여러 부서와 규정이 얽히는 분야다. 서울시의 "잇비" 운영은 복잡한 행정 절차를 AI가 보조하는 사례로, 향후 공공행정에서 AI 활용 범위가 규정 검색과 민원 응대를 넘어 내부 업무 표준화로 확대되는 계기가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