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태악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위원장과 허철훈 사무총장이 5일 나란히 사의를 표명했다. 지난 6·3 지방선거 과정에서 발생한 투표용지 부족 사태에 대한 책임을 지겠다는 취지다.
중앙선관위에 따르면 노 위원장과 허 사무총장은 이날 선관위 내부 회의에서 사퇴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두 사람의 사의 표명은 지방선거 당일 일부 지역 투표소에서 발생한 투표용지 부족 문제를 둘러싼 비판이 거세진 가운데 나왔다.
이번 지방선거에서는 서울 잠실 등 일부 투표소에서 준비된 투표용지가 조기에 소진되면서 유권자들이 장시간 대기하거나 투표에 차질을 겪는 상황이 발생했다. 선거 당일 현장에서는 투표를 기다리던 유권자들의 항의가 이어졌고, 정치권도 선관위의 선거 관리 능력을 강하게 문제 삼았다.
노 위원장은 선거를 앞두고 “법과 원칙에 따라 투명하고 정확하게 선거를 관리하겠다”고 밝힌 바 있으며, 선거 전날에도 공정하고 정확한 투·개표 관리를 약속했다. 그러나 실제 선거 과정에서 초유의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발생하면서 선관위 책임론이 급속히 확산됐다.
정치권의 압박도 이어졌다. 국민의힘은 선관위 항의 방문과 함께 위원장 면담을 요구했고, 투표용지 부족 사태의 진상 규명과 책임자 문책을 촉구했다. 일부에서는 국정조사와 특별검사 도입 필요성까지 거론됐다.
앞서 허철훈 사무총장은 지난해 8월부터 중앙선관위 사무총장을 맡아 선거 관리 실무를 총괄해 왔다. 선거국장과 기획국장, 선거정책실장 등을 거친 선거 행정 전문가로 평가받았지만 이번 사태의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번 사의 표명으로 선관위는 후임 인선과 함께 조직 쇄신 작업에 착수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투표용지 부족 사태의 정확한 원인 규명과 책임 범위,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둘러싼 논의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