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대통령이 제21대 대통령 선거 이후 처음으로 법정에 모습을 드러내 내란 우두머리 등 혐의 재판을 받았다. 이재명 대통령 당선 후 첫 공개 석상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윤 전 대통령은 대선 결과나 주요 현안에 대한 취재진의 질문에 일절 함구하며 침묵으로 일관했다.
9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는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부장판사 지귀연) 심리로 윤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와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 사건의 6차 공판이 오전 10시 15분부터 417호 대법정에서 진행되었다.
윤 전 대통령은 재판 시작 약 15분 전인 오전 9시 58분경 법원에 도착했다. 그는 지난 공판과 동일하게 일반 피고인들이 이용하는 청사 서관 1층 출입구를 통해 출석하며 취재진 앞에 섰다. 어두운 색 양복에 붉은 넥타이를 매고 2대8 가르마를 한 윤 전 대통령은 자신을 연호하는 일부 지지자들을 향해 옅은 미소를 보이기도 했다.
이재명 대통령 당선 후 첫 포토라인에 선 만큼, 윤 전 대통령이 대선 관련 입장이나 현안에 대해 언급할지에 대한 관심이 높았다. 그러나 그는 "대선 결과를 어떻게 봤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또한 윤 전 대통령 부부를 겨냥한 '3대 특검법'(내란·김건희·채상병 특검법)의 국회 통과 등 현재 정치권의 주요 쟁점에 대해서도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았다. 심지어 "국회의원을 끌어내란 지시를 진짜로 하지 않았느냐"는 취재진의 직접적인 물음에도 말없이 발걸음을 옮겼다. 그의 이러한 침묵은 재판 전략의 일환으로 해석되기도 하지만, 동시에 대선 패배 이후 복잡해진 정치적 입장을 반영하는 것으로도 풀이된다.
이날 진행된 윤 전 대통령의 여섯 번째 공판에서는 지난 기일에 이어 이상현 전 특수전사령부 제1공수여단장에 대한 증인신문이 계속될 예정이다. 이번 재판은 윤 전 대통령의 혐의에 대한 증거 및 증언을 심리하는 중요한 과정으로, 향후 재판의 진행 방향에 귀추가 주목된다. 윤 전 대통령의 지속적인 침묵 속에서 법정 공방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