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22일(한국시간), 모든 미국 항공기가 이란 영공을 빠져나가 안전하게 귀환 중이라고 밝히면서 미국과 이란 간의 군사적 긴장감이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이는 최근 로이터 통신이 "미국의 B-2 스텔스 폭격기가 이란 핵시설 공습 계획에 관여하고 있다"고 보도한 데 이은 것으로, 중동 지역의 정세가 일촉즉발의 위기 상황으로 치닫는 모양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소셜미디어(SNS) '트루스 소셜'을 통해 "나는 모든 미국 항공기가 현재 이란 영공을 빠져나가 안전하게 귀환 중이라는 소식을 전하게 되어 기쁘다"고 밝혔다. 그는 구체적으로 어떤 항공기를 지칭하는지, 민항기와 군용기를 모두 포함하는 것인지에 대해서는 상세히 언급하지 않았다.
그러나 그의 메시지는 최근 이란 핵시설 공습설과 맞물려 다양한 해석을 낳고 있다. 일각에서는 미국이 이란에 대한 군사 행동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자국 민항기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미 연방항공청(FAA) 등을 통해 이란 영공 우회를 지시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과거 미국은 중동 지역의 군사적 긴장이 고조될 때마다 자국 항공사들에 특정 지역의 비행을 금지하거나 우회하라는 내용의 '항공고시보(NOTAM)'를 발표한 바 있다.
다른 한편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발언이 군사적 작전과 관련된 것일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로이터 통신이 보도한 B-2 폭격기의 공습 계획 관여설과 연계하여, 특정 군사 작전의 예비 단계 혹은 작전 종료 후 안전 확보 조치를 언급한 것일 수 있다는 것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이번 발언이 사실일 경우, 이는 미국이 이란과의 잠재적 충돌을 매우 심각하게 인식하고 있으며, 구체적인 대비 태세에 돌입했음을 시사한다.
현재까지 미 국방부나 국무부, FAA 등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공식적인 확인을 내놓지 않고 있다. 이란 측 역시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하지만 전직 대통령이자 유력 대선 주자인 트럼프의 입에서 직접 '이란 영공'과 '안전 귀환'이라는 구체적인 표현이 나왔다는 점만으로도 파장은 상당하다. 이란 핵 문제를 둘러싼 양국의 강대강 대치가 외교적 설전을 넘어 군사적 행동 가능성으로까지 비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면서, 국제 유가와 금융 시장 역시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불안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