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대통령의 한남동 관저에 3천만 원짜리 사우나 시설이 설치되는 등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관저 및 삼청동 안가의 구체적인 공사 내용이 드러나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이는 관저 공사를 진행하고도 공사 대금을 받지 못한 업체가 소송을 제기하면서 밝혀진 내용이다.
지난 1월, 윤 전 대통령이 체포 위기에 처했을 당시 몸을 피했던 한남동 관저는 파면 이후 일주일간 2백 톤이 넘는 물이 사용돼 논란이 된 바 있다. 당시 실내에 2천만 원짜리 히노키 편백나무 욕조가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는데, 이번에 관저 사우나 공사를 진행한 업체 측이 내부 사우나와 구조 변경에 3천만 원이 사용됐다고 처음으로 밝혔다. 공사업체 측 법률대리인 이동건 변호사는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사우나 공사하고 방금 전에 말씀드렸던 일부 구조 변경 사안에 관해서 공사 원가가 한 3천만 원 정도라고 업체 측으로부터 확인을 받았다"고 언급했다. 고급 자재 사용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으나, 내부 사우나에 수천만 원이 들어간 사실이 공식 확인된 것이다.
12·12 비상계엄 선포 3시간 전 윤 전 대통령이 조지호 전 경찰청장, 김봉식 전 서울경찰청장을 불렀던 장소인 삼청동 안가의 개보수 공사에도 해당 업체가 참여했다. 업체 측은 안가 내부에 술을 마시고 회의할 수 있도록 긴 테이블과 의자를 배치했으며, 특히 '높은 분들을 위해' 의자에 팔걸이를 없앴다고 밝혀 논란을 더하고 있다. 이동건 변호사는 "의자들이 팔걸이가 없는 이유가 '높은 분이 이리저리 움직일 때 그쪽 방향을 보기 쉽게 하기 위해서 팔걸이를 없애는 의자를 배치했다'고 (업체 측이 설명했다)"고 전했다.
이 업체는 대통령실 경호처 직원들의 관사로 사용되는 아파트와 빌라, 대통령 관저 골프연습장, 안가 등 총 26건의 공사를 진행했다. 이 모든 공사에 대해 6억 원에 달하는 공사 대금을 받지 못했다며 대통령실 경호처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은 이번 공사 내용 공개에 대해 "대통령 관저와 안가를 아방궁으로 만들려고 했던 윤석열의 행태는 충격적"이라며 특검의 수사를 촉구했다. 조국혁신당 윤재관 대변인은 "김건희 특검은 불투명한 공사 과정과 부실 감사·수사에 대해 전면적인 수사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과거 국회에서 대통령 관저 내 골프 연습장을 창고라고 답변했던 정진석 전 비서실장에 대해 위증죄를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번 공사 내용 공개가 '김건희 국정농단' 특검 수사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