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한미 상호 관세 협상 타결과 관련하여 그간의 어려움과 고뇌를 털어놓았다. 이 대통령은 오늘 오전 정부서울청사 별관 대강당에서 개최된 이재명 정부 '장·차관 워크숍'에 참석하여 "치아까지 흔들렸다"는 표현을 사용하며 이번 협상에 대한 남다른 노력을 강조했다. 이는 협상 과정에서 겪었던 정신적, 신체적 어려움을 비유적으로 표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은 그동안 관세 문제에 대해 침묵했던 이유를 설명하며, "말을 안 해서 그렇지, 가만히 있으니 진짜 가만히 있었는 줄 안다"고 운을 뗐다. 이어 "제가 말을 하면 (관세 협상에) 악영향을 주니까 말을 안 한 것"이라고 덧붙여, 국익을 위한 전략적 침묵이었음을 시사했다. 또한 그는 물살을 거스르지 않기 위해 물밑에서 필사적으로 발버둥 치는 오리에 비유하며, "참모들은 안다. 우리가 얼마나 노심초사하면서 정말 어떤 행동을 하고 있는지"라고 말해 실무진의 노고를 치하했다. 이러한 발언은 대외적으로 드러나지 않는 곳에서 정부가 얼마나 많은 노력을 기울였는지를 강조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이 대통령은 이번 협상이 단순한 기업들의 해외 시장 문제가 아닌, "대한민국 국민들 부담일 수도 있고 그 결정 하나하나가 엄청난 영향을 미친다"고 언급하며 국가 경제 전반에 미치는 파급력을 역설했다. 더 나아가 "지금 대한민국이 흥망의 갈림길에 서 있지 않나 생각할 때가 있다"며 "계속 플러스 성장 발전의 길을 갈 것인지 아니면 아예 퇴행의 길을 갈 것인지 분기점에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진단했다. 이는 이번 관세 협상 타결이 한국의 미래를 결정하는 중요한 변곡점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하는 발언으로, 현 상황에 대한 이 대통령의 깊은 위기감을 엿볼 수 있게 한다.
워크숍 말미에 이 대통령은 "어젯밤부터 오늘 새벽까지 한미 무역 협정 타결을 위해 애쓴 우리 장관님들, 총리님, 일선 부서 여러분 고생 많이 했다"고 감사의 뜻을 전하며, "노심초사하고 정말 어려운 환경이다. 저도 이 나라의 국력을 키워야 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소회를 밝혔다. 이어서 "어려움 속에서도 만족할 정도는 아니지만 그래도 상당한 성과를 이뤄낸 여러분들의 노고에 진심으로 감사하다"며 고생한 동료들을 위해 손뼉을 치자고 제안하는 훈훈한 장면을 연출하기도 했다.
한편, 한국과 미국 간의 상호 관세 협상은 유예 시한을 하루 앞두고 극적으로 타결되었다. 이번 합의의 핵심은 미국이 당초 8월 1일부터 한국에 부과할 예정이었던 25%의 상호관세를 15%로 인하하고, 한국으로부터 수백조 원 규모의 투자를 약속받았다는 점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자신의 소셜 미디어(SNS)를 통해 "이번 합의에 따라 한국은 미국이 소유하고 통제하며, 제가 대통령으로 직접 선택한 투자처에 3500억 달러(약 487조 원)를 투자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또한 "한국은 1000억 달러 규모의 액화천연가스(LNG) 또는 기타 에너지 제품을 구매하고, 한국이 추가로 투자 목적으로 대규모 자금을 투자하기로 합의했다"고 덧붙였다.
상호관세율 15%는 미국이 일본과 유럽연합(EU)과 합의한 것과 동일한 수준이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의 언급에는 일본과 EU가 자동차 등 품목 관세에 대해서도 관세율 인하를 적용받기로 한 것과 달리, 한국의 품목 관세에 대한 내용은 포함되지 않아 향후 추가 협상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번 협상 타결이 한국 경제에 미칠 장기적인 영향과 그 과정에서 이재명 정부가 보여준 외교 역량에 대한 평가는 시간이 지나면서 더욱 명확해질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