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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 로봇 기술의 정수, 12미터 '태권브이' 무주에서 부활을 앞두다

이수경 기자 | 입력 25-09-18 23:26



애니메이션 속 영웅 '로봇 태권브이'가 상상을 넘어 현실 세계에 거대한 위용을 드러냈다. 유압로봇시스템 전문기업 케이엔알시스템은 태권도의 성지 무주군에 세워질 12미터 크기의 동작형 로봇 태권브이를 순수 자체 기술로 제작 완료했다고 17일 밝혔다. 이 프로젝트는 단순한 조형물 제작을 넘어, 고난이도 태권도 품새를 직접 시연하는 대한민국 로봇 공학 기술의 새로운 이정표로 평가된다.

완성된 로봇 태권브이는 키 12미터, 무게 20톤에 달하는 거대한 구조물이다. 34개의 독립 관절을 이용해 태권도 품새 '태극 1장'부터 '8장'까지의 핵심 동작을 소화하며, 이를 바탕으로 대한태권도협회의 감수를 거쳐 '무주 태권 품새'라는 새로운 시연 프로그램을 완성했다. 가장 큰 기술적 난제는 거대한 로봇이 한 발로 서서 균형을 잡고 옆차기나 돌려차기 같은 고난도 동작을 수행하는 것이었다. 특히 몸통을 회전하며 발을 머리 높이 이상으로 차 올리는 돌려차기는 고정된 한쪽 다리와 관절에 엄청난 하중을 가해 전복의 위험이 컸다.

케이엔알시스템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고강성 프레임 설계와 함께, 전기모터로는 구현이 불가능한 강력한 힘과 안정성을 제공하는 고출력 유압 액추에이터 및 서보밸브 시스템을 적용했다. 이를 통해 돌려차기 시 발끝이 지상 13미터 높이에 도달하는 역동적인 동작을 안정적으로 구현하는 데 성공했다. 또한, 태권도 시범단의 실제 품새 동작을 3차원 모션캡처로 촬영하고, AI 알고리즘으로 분석해 로봇의 관절 각도로 변환하는 'AI 동작 맞춤화 기술'을 적용하여 인간의 움직임을 정교하게 재현해냈다.

이 거대 로봇에는 약 3만 개의 부품이 사용되었으며, 핵심 부품인 유압 액추에이터를 포함한 전체 부품의 80% 이상을 국산화하고 70% 이상을 직접 설계 및 제작하여 국내 기술의 자립도를 증명했다. 아울러, 컴퓨터 가상공간에 실제 로봇과 똑같은 모델을 만들어 모든 동작을 시뮬레이션하는 '디지털 트윈' 기술로 안전성을 철저히 사전 검증했으며, 규모 6.5 이상의 지진과 초속 30미터의 강풍을 견디는 내진·내풍 설계까지 마쳤다.

총 4년의 제작 기간과 약 78억 원의 사업비가 투입된 이 프로젝트는 공장 시연을 마치고 해체 후 무주군으로 운송될 예정이다. 내년 초 현지 조립 및 시운전을 거쳐, 2026년 7월 24일경 무주 태권브이랜드에서 일반 대중에게 최초로 공개된다. 케이엔알시스템 관계자는 "이번 성공은 K-로봇이 크기뿐 아니라 정교한 제어 기술과 복합 동작 구현 능력으로 세계 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그 의의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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