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5일 대한민국 전체를 창업을 지원하는 거대한 인큐베이터로 만들겠다는 구상을 제시했다. 기존 기업의 성장만으로는 충분한 일자리를 만들어내기 어렵다는 판단에 따라 창업 활성화와 유망 스타트업 육성을 경제정책의 주요 과제로 추진하겠다는 취지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경제성장이 일자리 증가로 이어지는 효과가 과거보다 약해지고 있다는 점을 언급하며 창업 중심의 경제구조 전환을 주문했다.
특히 새로운 산업과 기업이 지속적으로 등장할 수 있도록 창업 지원체계를 정비하고, 성장 가능성이 높은 스타트업을 적극적으로 육성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이 제시한 창업 인큐베이터 구상은 창업 초기 기업들이 사업을 시작하고 성장하는 과정에서 겪는 어려움을 줄이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자금 조달과 기술 개발, 인재 확보, 판로 개척 등 창업 전 과정에서 정부의 지원체계를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것이 핵심 과제로 거론된다.
대통령이 직접 창업사회 전환을 언급한 배경에는 산업구조 변화와 고용시장 문제가 자리하고 있다. 반도체와 인공지능 등 첨단산업의 성장에도 기업의 생산성 향상이 과거와 같은 규모의 신규 고용으로 연결되지 않는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인공지능과 자동화 기술이 빠르게 확산하면서 기존 산업의 생산 방식도 달라지고 있다. 대규모 설비와 인력을 중심으로 성장하던 산업과 달리 소규모 인력과 기술력을 기반으로 사업을 시작하는 기업의 역할이 커지는 상황이다.
정부가 창업 활성화를 주요 정책 과제로 추진할 경우 창업 초기 자금 지원뿐 아니라 기업이 시장에 진입하고 안정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문제가 중요해진다.
현재 국내 창업기업들은 사업 초기 자금 확보와 투자 유치, 기술 사업화 과정에서 여러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창업 이후 매출이 발생하기 전까지 운영자금을 확보하지 못해 사업을 중단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기술 기반 창업의 경우 연구개발 성과를 실제 제품과 서비스로 연결하는 과정에서 상당한 비용과 시간이 필요하다. 인공지능과 바이오, 로봇, 첨단제조 등 분야에서는 전문인력 확보와 실증시설 이용, 인증 및 규제 대응도 주요 과제로 꼽힌다.
지역 간 창업 기반의 차이도 해결해야 할 문제다. 투자기관과 창업지원기관, 전문인력 등이 수도권에 집중되면서 비수도권 창업기업들은 자금 조달과 사업 협력에서 상대적으로 불리한 여건에 놓이는 경우가 있다.
창업 인큐베이터 구상이 전국 단위 정책으로 구체화되려면 지역 대학과 연구기관, 지방자치단체, 민간 투자기관을 연결하는 지원체계도 함께 마련돼야 한다.
창업 지원정책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기업 설립 건수뿐 아니라 창업 이후 생존율과 매출 증가, 고용 창출, 투자 유치 실적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정부 지원금을 확보하기 위한 일회성 창업과 실제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춘 기업의 성장을 구분하는 문제 역시 중요하다. 창업 초기 지원이 종료된 이후에도 기업이 독자적으로 사업을 이어갈 수 있어야 정책 효과가 지속될 수 있기 때문이다.
재창업과 실패 경험을 활용하는 제도도 창업사회 전환 과정에서 검토할 과제다. 사업 실패 이후 다시 창업에 도전하는 기업인이 금융과 신용, 행정절차에서 겪는 부담을 줄일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이 마련돼야 창업 생태계의 순환이 가능하다.
창업 활성화가 일자리 정책과 연결되기 위해서는 신생기업의 고용 여건도 함께 살펴야 한다. 기업 설립이 늘더라도 안정적인 매출과 고용으로 이어지지 않으면 청년층과 구직자들이 체감하는 효과는 제한적일 수 있다.
이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창업을 개별 기업인의 도전이나 특정 산업의 육성정책에 한정하지 않고 국가 경제와 고용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정책 수단으로 다루겠다는 구상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다만 대통령의 정책 주문이 곧바로 새로운 지원사업의 시행이나 예산 확정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구체적인 지원 대상과 재정 규모, 관계 부처별 역할, 시행 일정은 후속 정책 발표를 통해 확인해야 한다.
정부가 창업사회 전환을 실제 정책으로 추진하는 과정에서는 기존 창업지원사업과의 중복을 줄이고 민간 투자와 공공 지원의 역할을 구분하는 문제도 함께 다뤄야 한다.
창업을 장려하는 정책이 기업의 실질적인 성장과 새로운 일자리 창출로 이어지려면 지원금 확대를 넘어 투자, 기술 사업화, 시장 진입, 재도전까지 연결하는 실행체계가 필요하다.
최예원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