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무총리 김민석은 20일 미국계 사모펀드 론스타가 우리 정부를 상대로 제기한 국제투자분쟁(ISDS) 소송에서 한국 정부가 승소한 것과 관련해 “정치적으로 시비할 일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김 총리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누군가의 이야기만을 이유 삼아 한쪽을 매도할 필요도 없고, 이 사건은 의례적인 검찰 항소처럼 ‘취소신청’ 이상의 의미를 지니며 폄하할 필요가 없다”고 썼다. 이어 “언제 전 법무부 장관이자 국민의힘 의원인 한동훈 전 장관을 만나 ‘취소신청 잘하셨다’고 말씀드릴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소송은 론스타가 외환은행 매각 과정에서 정부의 부당 개입을 이유로 약 6조 9000억원 규모의 배상을 요구한 지 13년 만에 결론이 났다. 이번 판정으로 법무부가 책임진 약 4000억원 규모의 배상 책임이 모두 소멸됐으며, 론스타 측이 지출한 소송 비용 약 73억원도 반환 판결을 받았다.
법무부는 해당 사안에 대해 “국가 재정과 국민 세금을 지켜낸 중대한 성과”라고 평가했고, 총리실은 담당자들을 일일이 언급하며 감사 인사를 전했다. 김 총리는 “이번 일은 대통령도, 장관도 없던 정치적 혼란기에 흔들리지 않고 본연의 소임을 다한 분들의 공로”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승소를 놓고 여야 간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여당이 이 사건을 현 정부의 성과로 적극 포장하는 가운데, 국민의힘은 정작 항소 당시 책임을 맡았던 한동훈 전 장관의 이름을 언급하지 않으며 난색을 보이고 있다.
법조계 한 관계자는 “본안 승소가 의미 있는 일인 만큼 정치권이 책임소재와 공로 논쟁으로 흐르는 것은 아쉽다”며 “국가 차원에서의 합리적 평가가 우선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번 판결이 향후 국내외 투자분쟁 대응 전략에 어떠한 교훈을 줄지도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