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사의 X-ray 사용을 둘러싼 논쟁이 사법부의 무죄 확정 판결로 정리되며, 한의학 발전의 중요한 전환점을 맞고 있다. 이번 사안은 대법원 판단이 아닌 하급심 법원의 무죄 판결이 검찰의 상고 포기로 확정된 것으로, 한의사의 X-ray 활용이 현행 의료법 체계에서 위법하지 않다는 점이 사법적으로 확인됐다. 또한 이미 X-ray 판결 전에 초음파와 뇌파계는 모두 대법원 판결로 한의사 사용권이 확정되었다. 이를 두고 한의계는 직역 갈등을 넘어 국민건강 증진과 통합의료 체계 확립이라는 공익적 가치가 반영된 판단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이번 논의의 출발점은 지난 1월 17일 수원지방법원 항소심 판결이다. X-ray 방식의 골밀도 측정기를 환자 진료에 사용했다는 이유로 보건소로부터 고발돼 벌금 200만 원의 약식명령을 받았던 한의사는 항소를 제기했고, 법원은 1심에 이어 항소심에서도 무죄를 선고했다. 이후 검찰이 상고를 포기하면서 해당 판결은 그대로 확정됐다. 이로써 한의사의 X-ray 사용은 사법 절차상 위법성이 없다는 판단이 최종적으로 내려지게 됐다.
대한한의사협회는 이 같은 무죄 확정 이후, 지난 5일 한의사의 X-ray 사용과 관련해 국민과 언론의 궁금증을 해소하기 위한 설명자료를 배포했다. 한의협은 자료를 통해 한의사의 X-ray 활용이 국민건강 증진, 진료 선택권과 편의성 확대, 의료비 부담 완화라는 이른바 ‘1석 3조’의 효과를 갖는 합리적 의료행위임을 재확인했다. 불필요한 의료기관 간 이동과 중복 검사를 줄여 환자 중심 진료에 기여할 수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한의계는 이번 무죄 확정 판결이 X-ray라는 의료기기의 성격을 명확히 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X-ray는 특정 직역의 전유물이 아니라 진단을 보조하는 수단이며, 의료행위의 본질은 기기 자체가 아니라 사용 목적과 환자 안전, 그리고 전문적 판단에 있다는 사법부의 인식이 확인됐다는 것이다. 이는 한의사가 한의학적 진단과 치료를 위해 현대 의료기기를 활용하는 것이 의료질서를 훼손하지 않는다는 판단으로 이어졌다.
이 같은 평가 속에서 대한한의사협회는 한 해를 마무리하는 공식 행사에서도 X-ray 사용 문제를 한의학 발전의 역사적 전환점으로 규정했다. 한의협은 지난 11일 여의도 글래드호텔에서 창립 127주년 기념식과 2025 한의혜민대상 시상식을 개최했다. 윤성찬 대한한의사협회 회장은 기념사에서 “올해는 한의사 X-ray 사용과 관련해 역사적 전환점을 이룬 해”라며 “한의사 진단 의료기기 활용은 한의학이 국민 신뢰 속에서 전문성을 인정받는 새로운 출발점”이라고 평가했다.
윤 회장은 이어 자동차보험 영역에서의 한의진료권 확보, 한의통합돌봄 확대, 한방물리요법 급여화, 첩약 시범사업 개선, 한의사 인력 활용을 통한 지역 의료 공백 해소 등 향후 과제들도 언급했다. 그는 “국민이 신뢰할 수 있는 의료체계 확립과 한의사의 정당한 권리 회복을 위해 흔들림 없이 전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정치권과 정부 역시 한의학의 역할 확대와 제도 개선 필요성에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고령화와 만성질환 증가, 지역 의료 공백 문제가 심화되는 상황에서 한의학이 통합의료와 지역 일차의료에서 수행할 수 있는 역할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는 인식이다. 정부 또한 한의학이 전통의학을 넘어 미래 의료체계의 한 축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제도 개선과 연구 기반 강화를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법원의 무죄 확정 판결을 계기로 한의사 X-ray 사용 논의는 법적 다툼의 단계를 넘어 제도적 정착과 관리의 영역으로 이동하고 있다. 향후 방사선 안전관리 기준과 교육 체계, 행정 지침이 어떻게 마련될지에 따라 한의학의 역할과 위상은 더욱 구체화될 전망이다. 이번 판결이 환자 중심 의료와 통합의료로 나아가는 실질적 출발점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