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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보) 국민의힘 5년 5개월 만에 간판 내린다… 지방선거 앞두고 당명 개정 공식화

김기원 기자 | 입력 26-01-12 10:25



집권 여당인 국민의힘이 오는 6월 3일로 예정된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앞두고 대대적인 당명 교체 작업에 착수한다. 2020년 9월 출범한 이후 약 5년 5개월 동안 유지해 온 간판을 내리고 새로운 브랜드로 유권자들의 심판을 받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이번 결정은 최근 발생한 정치적 위기 상황에 대한 책임 통감과 당 쇄신을 향한 당원들의 강력한 열망이 반영된 결과로, 당의 정체성 재정립을 넘어 보수 진영의 전면적인 재편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국민의힘 정희용 사무총장은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를 통해 책임당원 대상 여론조사 결과를 보고하고 당명 개정 절차를 공식화했다. 당은 지난 9일부터 11일까지 사흘간 당비를 납부하는 책임당원 약 77만 4,000명을 대상으로 자동응답전화(ARS) 조사를 실시했다. 조사 결과 응답자의 68%가 당명 개정에 찬성한다는 의견을 낸 것으로 확인됐다. 정 사무총장은 "당원들의 변화에 대한 갈망이 수치로 확인된 만큼, 후속 절차를 신속하고 투명하게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당명 개정 추진은 장동혁 대표가 지난 7일 당 쇄신안 발표 기자회견에서 언급한 "전 당원의 뜻을 물어 당명 개정을 추진하겠다"는 약속의 후속 조치다. 장 대표는 최근의 정국 혼란에 대해 당 차원의 공식 사과를 전하며, 단순한 인적 쇄신을 넘어 당의 가치와 방향을 완전히 새롭게 정립해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해 왔다. 당 지도부는 기존의 "국민의힘"이라는 이름으로는 지방선거에서 승리를 담보하기 어렵다는 정무적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의 일정은 국민 참여를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전개될 예정이다. 당은 곧바로 대국민 당명 공모전을 실시하여 시민들의 다양한 아이디어를 수렴하고, 전문가 심사 및 당내 논의 과정을 거칠 계획이다. 이후 선정된 후보안에 대해 당헌 개정과 전당대회 수임 기구인 상임전국위원회 의결 등 필요한 법적·행정적 절차를 밟게 된다. 지도부는 2월 중순까지는 모든 절차를 마무리하고 새로운 당명과 로고를 확정해 지방선거 체제로 전환한다는 방침이다.

정치권에서는 국민의힘의 이번 행보를 두고 위기 때마다 반복되어 온 "당명 세탁"이라는 비판과 "절박한 쇄신의 몸부림"이라는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보수 정당은 1997년 신한국당에서 한나라당으로 이름을 바꾼 이후 새누리당, 자유한국당, 미래통합당을 거쳐 현재의 국민의힘에 이르기까지 수차례 간판을 교체해 왔다. 대개 대형 악재가 터지거나 중대한 선거를 앞두고 이미지를 쇄신하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된 측면이 크다. 더불어민주당 등 야권에서는 "이름만 바꾼다고 해서 당의 본질이 변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공세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그러나 당내에서는 이번만큼은 과거와 달라야 한다는 자성론이 거세다. 단순히 이름만 바꾸는 것이 아니라, 당의 강령과 정책 기조까지 시대 정신에 맞게 개편해야 한다는 요구다. 특히 청년 세대와 중도층의 지지를 회복하기 위해 권위주의적 이미지를 탈피하고 실용주의적 보수의 가치를 선명히 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 관계자는 "새로운 당명은 우리가 지향하는 핵심 가치인 자유, 민주, 미래를 포괄하면서도 국민의 실생활에 더 다가가는 따뜻한 보수의 이미지를 담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당명 개정은 6·3 지방선거의 판세를 좌우할 중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새 이름으로 무장한 여당이 진정성 있는 쇄신안을 내놓으며 지지율 반등에 성공할지, 아니면 형식적인 변화에 그치며 유권자들의 외면을 받을지는 향후 한 달간 진행될 공모와 결정 과정에 달려 있다. 지방선거 출마를 준비 중인 예비 후보들 사이에서도 당명 변경에 따른 홍보 전략 수정 등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결국 관건은 새로운 이름에 걸맞은 "내용"을 채울 수 있느냐에 있다. 정치적 고비 때마다 당명을 바꿔 위기를 모면하려 했던 과거의 전례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서는, 국민이 공감할 수 있는 비전 제시가 선행되어야 한다. 당명 개정 절차에 공식 착수한 국민의힘이 2월 중 어떤 새로운 모습으로 국민 앞에 서게 될지 정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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