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내부에서 한동훈 전 대표에 대한 제명 징계안 의결을 앞두고 친한(친한동훈)계 인사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박정훈, 정성국 의원 등 친한계 핵심 인사들은 당 지도부를 향해 징계 철회를 강력히 요구하며, 이번 결정이 지방선거 승리를 가로막는 자해 행위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징계 의결 시점으로 거론되는 오는 26일 최고위원회의를 앞두고 당내 갈등은 최고조에 달할 전망이다.
박정훈 의원은 오늘 본인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어제 단식을 중단한 장동혁 대표의 쾌유를 기원하면서도, 복귀 후 최우선 과제로 한 전 대표에 대한 징계 철회를 내걸었다. 박 의원은 "한 전 대표에 대한 징계를 철회하고, 조작 징계를 시도한 자들에 대한 책임도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그는 "한 전 대표 지지자들을 투표장으로 이끌어내기 위해 보궐선거 공천도 적극 검토해야 한다"며, 지지층의 이탈이 선거에 치명타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박 의원은 한 전 대표가 지난 대선 후보 경선에서 43%의 득표율을 기록한 당의 대주주라는 점을 상기시키며, 현재의 지도부가 "윤어게인(Yoon-again)" 세력과 결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윤어게인을 외쳤던 분들이 주요 당직에 대거 포진해 당을 고립시키고 있다"며 인적 쇄신과 당직자 전면 개편의 시급성을 역설했다. 이는 한 전 대표의 제명을 추진하는 현 지도부와 친윤계 핵심 세력을 겨냥한 정면 비판으로 해석된다.
마찬가지로 친한계로 분류되는 정성국 의원도 오늘 라디오 인터뷰를 통해 목소리를 높였다. 정 의원은 장 대표가 단식 중단 선언 시 언급한 "이재명 정권의 폭정을 향한 국민의 탄식"이라는 표현을 인용하며, 부패한 권력에 맞서 국민의 마음을 얻기 위해서는 한 전 대표에 대한 부당한 제명 철회가 전제조건이라고 말했다. 그는 장 대표가 복귀하자마자 제명을 의결할 경우, 그간의 단식이 정치적 의도로 비칠 수밖에 없으며 그에 따른 후폭풍이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당 지도부는 그동안 중앙윤리위원회가 결정한 한 전 대표의 제명안에 대해 재심 기한인 오늘까지 의결을 보류하며 숙고하는 모습을 보여왔다. 그러나 한 전 대표가 최근 이른바 "당원게시판 논란" 등에 대해 사과하면서도 징계의 정당성은 부정하는 입장을 유지함에 따라, 지도부 내에서는 예정대로 징계 절차를 밟아야 한다는 기류도 적지 않다. 곽규택 원내수석대변인은 오는 26일 최고위원회의 의제와 관련해 아직 정해진 바가 없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지만, 당내에서는 이날이 징계 여부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한동훈 전 대표 징계 사태가 단순한 윤리적 판단을 넘어 국민의힘 내 권력 지형을 재편하는 상징적 사건이 되었다고 분석한다. 제명이 확정될 경우 친한계의 집단 반발은 물론 지지층 분열이 가속화되어 다가오는 지방선거 구도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는 관측이다. 반면 징계를 철회할 경우 현 지도부의 리더십 상실과 친윤계의 반발이 불가피해 어느 쪽을 선택하든 당은 극심한 내홍을 피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장동혁 대표가 단식을 마치고 당무에 복귀하는 시점에 맞춰 친한계가 징계 철회와 보궐선거 공천이라는 구체적인 요구안을 던진 것은 지도부를 향한 최후통첩 성격이 강하다. 한 전 대표를 향한 징계의 칼날이 거두어질지, 아니면 26일 최고위를 통해 최종 축출 수순을 밟게 될지에 따라 국민의힘의 미래와 보수 진영의 재편 향방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