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27일 오후 청와대 본관에서 '알파고의 아버지'로 불리는 데미스 하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대표(CEO)를 접견하고 인공지능(AI)의 발전 방향과 안전성 확보를 위한 국제적 공조 방안을 논의했다. 이번 면담은 이 대통령 취임 이후 추진해온 'AI 3대 강국' 도약과 글로벌 빅테크 협력 강화 행보의 연장선상에서 이뤄졌다.
이 대통령은 접견 서두에서 2016년 알파고와 이세돌 9단의 대국을 언급하며 "당시 우리 국민들에게 큰 충격을 주었고, 이후 AI에 대한 국가적 투자를 확대하는 계기가 됐다"고 환영 인사를 건넸다. 이어 "AI가 인류의 복지 향상에 기여할지, 아니면 인간에 대한 위협이 될지 알 수 없는 기로에 있다"며 기술 발전에 따른 잠재적 위험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다.
이에 하사비스 대표는 AI가 과학 발전과 의료 혁신의 핵심 동력이 되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AI 연구에 30년 커리어를 바친 이유는 인류의 난제를 해결하기 위함"이라며, 단백질 구조 예측 모델인 '알파폴드'를 통한 질병 연구 성과를 대표적 사례로 제시했다. 하사비스 대표는 2024년 노벨 화학상을 수상한 세계적 석학이기도 하다.
면담 과정에서 이 대통령은 구글의 AI 서비스 '제미나이'가 예기치 않은 결과물을 내놓는 현상을 거론하며 안전장치 마련 여부를 물었다. 하사비스 대표는 "파운데이션 모델의 특성상 정확한 가이드라인이 없으면 편향되거나 엉뚱한 결과가 나올 수 있다"며 "향후 자율성이 부여된 '에이전트 AI'나 범용 인공지능(AGI) 시대가 도래하면 통제 가능한 가드레일 등 안전장치가 반드시 필수적"이라고 답했다.
정부와 구글 측은 AI 기반의 과학기술 혁신을 위해 민관 협력을 가속화하기로 뜻을 모았다.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은 브리핑을 통해 "글로벌 AI 리더들이 한국을 찾는 것은 우리의 반도체 경쟁력과 제조 역량 때문"이라며 "이번 면담은 대한민국이 AI 시대의 대체 불가능한 파트너임을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고 평가했다.
이날 면담에는 구글 측에서 월슨 화이트 글로벌 공공정책 총괄 부사장과 윤구 구글코리아 대표가 참석했으며, 우리 측에서는 배경훈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강훈식 비서실장, 김용범 정책실장과 함께 하정우 AI미래기획수석이 배석했다. 특히 하 수석은 이번 면담 배석을 끝으로 부산 북구갑 보궐선거 출마를 위해 공직에서 물러날 것으로 알려져 관심을 모았다.
정부는 이번 면담 내용을 바탕으로 AI 안전 규범에 관한 국제 표준 정립을 주도하고, 국내 기업들이 글로벌 빅테크와의 협력을 통해 기술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정책적 지원을 집중할 계획이다. 지능형 로봇과 자율주행 등 AI가 실생활에 깊숙이 침투하는 시대를 대비해 윤리적 가이드라인을 법제화하는 논의도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