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여름 휴가철을 앞두고 비수도권 인구감소지역 숙박비를 최대 7만원까지 지원한다. 고물가와 해외여행 비용 부담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국내 여행 수요를 지역으로 돌리기 위한 조치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는 지난 11일부터 다음 달 31일까지 "2026 대한민국 여름맞이 숙박세일 페스타"를 진행하고 있다. 할인 대상은 비수도권 인구감소지역 85개 기초지방자치단체에 있는 숙박시설이다. 호텔, 콘도, 리조트, 펜션 등 등록 숙박시설을 이용하는 여행객이 온라인 여행·숙박 플랫폼을 통해 쿠폰을 발급받아 사용할 수 있다.
할인권은 모두 30만 장이다. 1박 상품 쿠폰 24만 장, 연박 상품 쿠폰 6만 장으로 나뉜다. 발급은 행사 기간 매일 오전 10시부터 선착순으로 이뤄진다. 물량이 소진되면 해당일 쿠폰 발급은 끝난다.
1박 상품은 예약 금액이 7만원 이상이면 3만원, 7만원 미만이면 2만원을 할인받는다. 올해 새로 도입된 연박 상품은 할인 폭이 더 크다. 14만원 이상 예약하면 7만원, 14만원 미만 예약에는 5만원 할인이 적용된다. 정부가 단기 숙박보다 체류형 여행을 유도하는 방향으로 지원 구조를 바꾼 셈이다.
이번 행사에는 주요 여행·숙박 플랫폼이 참여했다. 하나투어, 여기어때, 노랑풍선, 놀유니버스 등에서 쿠폰을 받을 수 있으며, 일부 플랫폼은 정부 할인권과 별도로 숙소별 추가 할인이나 카드사 제휴 혜택을 붙이고 있다. 소비자는 같은 숙소라도 플랫폼별 조건을 비교해야 실제 결제 금액을 줄일 수 있다.
숙박 할인 행사는 지난해에도 빠르게 소진됐다. 지난해 여름맞이 숙박세일 페스타에서 일부 지역 쿠폰은 발급 시작 후 며칠 만에 모두 소진됐다. 비수도권 전 지역을 대상으로 한 쿠폰도 단기간에 동났다. 숙박비 부담을 직접 낮추는 방식이 여행 수요를 끌어내는 데 효과가 있었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한국관광공사의 지난해 숙박할인권 지원사업 성과분석에서도 소비 유발 효과가 확인됐다. 지난해 숙박할인권을 사용한 여행의 총경비는 약 8109억원으로 추산됐다. 쿠폰 혜택금액 대비 약 13.7배 수준이다. 지역관광객 유발 효과는 약 379만명으로 분석됐다. 숙박업소 매출액 기준 생산유발효과는 약 1조5381억원, 고용유발효과는 약 7977명으로 집계됐다.
업계가 주목하는 부분은 올해 처음 들어간 연박 할인이다. 1박 여행은 숙박비 절감 효과가 크더라도 지역 내 소비로 이어지는 시간이 제한적이다. 반면 2박 이상 머무르면 음식점, 카페, 전통시장, 관광지, 체험 프로그램으로 지출이 번질 가능성이 커진다. 인구감소지역 입장에서는 숙박객 숫자보다 체류 시간이 더 중요한 변수다.
정부가 인구감소지역을 할인 대상지로 정한 것도 이 때문이다. 수도권과 유명 관광지에 집중된 여행 수요를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지역으로 분산시키겠다는 취지다. 다만 할인권이 숙박 예약으로 끝나면 지역경제 효과는 제한된다. 지역 내 교통, 관광 콘텐츠, 음식점 정보가 함께 제공돼야 체류 소비로 이어질 수 있다.
여름휴가를 앞둔 소비자에게는 숙박비 절감 기회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쿠폰 발급이 선착순으로 진행되는 만큼 인기 지역과 성수기 주말 숙소는 조기 마감될 가능성이 크다. 정부 지원이 실제 지역관광 활성화로 이어질지는 할인권 소진 속도보다 여행객이 지역 안에서 얼마나 오래 머물고 소비하느냐에 달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