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탈모 치료제에 대한 건강보험 급여 확대를 올해 하반기 정책 과제로 올렸다. 보건복지부는 국민 의견 수렴 절차를 거쳐 적용 대상과 지원 방식, 재정 투입 규모를 정하겠다는 방침이다. 우선 논의 대상은 청년층 탈모 환자로 좁혀지고 있다.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은 최근 출입기자단 정책간담회에서 탈모 치료 건강보험 적용 확대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논의는 이재명 대통령이 탈모를 단순 미용 문제가 아니라 청년층의 건강과 일상 문제로 언급한 뒤 본격화됐다. 이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 탈모약 건강보험 적용을 공약으로 제시한 바 있다. 지난해 대선 공약에서는 빠졌지만, 당선 뒤 탈모 치료 급여화 검토를 주문하면서 복지부가 실무 검토에 들어갔다.
현재 건강보험은 원형탈모 등 질병성 탈모 일부에만 제한적으로 적용된다. 남성형 탈모나 여성형 탈모처럼 많은 사람이 겪는 탈모 치료제는 대체로 비급여 영역에 남아 있다. 정부가 급여 대상을 넓히면 기존 미용 목적 치료와 질병 치료의 경계를 어디까지 볼 것인지가 첫 쟁점이 된다.
정 장관은 청년층 탈모를 중점적으로 언급했다. 그는 탈모가 청년의 건강과 일상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의견이 있는 반면, 건강보험 재정은 중증질환 중심으로 써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 내부에서는 건강보험 적용 방식과 재정 소요 규모에 대한 실무 검토가 이미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적용 연령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일부 보도에서는 20세에서 34세 청년층이 우선 검토 대상으로 거론됐다. 다만 정부는 공론화 절차를 거친 뒤 최종 대상을 정하겠다는 입장이다. 나이 기준을 넓히면 수혜자는 늘지만 재정 부담도 함께 커진다. 반대로 대상을 지나치게 좁히면 정책 효과가 제한될 수 있다.
재정 문제는 이번 논의의 핵심 변수다. 탈모 치료제 급여화는 대상 확대 폭에 따라 건강보험 지출이 수천억 원대로 불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돼 왔다. 건강보험 재정은 고령화와 필수의료 지원 확대, 중증질환 보장성 강화 요구가 동시에 몰려 있는 구조다. 탈모 치료 지원을 새로 넣으려면 기존 보장성 우선순위와 충돌하는 지점이 생긴다.
정부는 다음 달 4일 서울에서 "탈모치료제의 건강보험 급여 적용"을 주제로 국민 참여 토론회를 연다. 행정안전부의 국민 참여 숙의 프로그램인 "모두의 토론회" 첫 오프라인 행사다. 참여 신청은 오는 19일까지 소통24와 행정안전부 누리집에서 받는다.
토론회에서는 탈모 치료제 급여화 필요성, 적용 연령, 본인부담률, 처방 기준, 재정 관리 방안 등이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이 절차를 거쳐 하반기 중 구체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다만 실제 급여 적용 시점은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논의와 재정 추계, 세부 고시 개정 절차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탈모약 건보 확대는 청년층의 체감 복지를 넓히는 정책으로 다뤄지고 있지만, 건강보험의 우선순위를 다시 묻는 사안이기도 하다. 탈모를 질병 부담으로 볼 것인지, 제한된 보험 재정을 어디까지 투입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가 이제 공론장으로 넘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