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440억원의 재산분할금을 지급하라는 법원 판단을 받은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판결에 불복해 재상고했다. 2017년 시작된 최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이혼 소송은 다시 대법원의 판단을 받게 됐다.
15일 법조계에 따르면 최 회장 측은 전날 서울고법 가사1부에 재상고장을 제출했다.
최 회장 대리인단은 "여러 사정을 고려해 고심 끝에 상고장을 제출했다"며 "주주들과 그룹 경영에 대한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겠다는 자세로 향후 절차에 임하겠다"고 밝혔다.
서울고법은 지난달 24일 파기환송심에서 최 회장이 노 관장에게 재산분할금 9440억원을 현금으로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재산분할 비율은 노 관장 3분의 1, 최 회장 3분의 2로 정했다.
위자료 20억원은 지난해 대법원에서 이미 확정돼 이번 재상고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 대법원은 당시 이혼과 위자료 부분은 그대로 확정하고 재산분할 부분만 다시 심리하라며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핵심 쟁점은 노태우 전 대통령의 비자금으로 지목된 300억원이었다. 앞선 항소심은 해당 자금이 SK그룹 성장에 기여했다고 판단해 노 관장의 재산 형성 기여도를 인정했지만, 대법원은 불법적으로 조성된 자금을 재산분할에서 기여로 참작해서는 안 된다고 판단했다.
파기환송심 재판부는 이 같은 대법원 판단을 반영하면서도 최 회장이 보유한 SK 주식은 혼인 기간에 형성된 재산으로서 분할 대상에 해당한다고 봤다. 이에 따라 항소심에서 1조3808억원이었던 재산분할금은 9440억원으로 줄었다.
두 사람의 법적 다툼은 최 회장이 2017년 이혼 조정을 신청하면서 시작됐다. 조정이 성립되지 않아 소송으로 이어졌고, 1심은 2022년 최 회장이 노 관장에게 위자료 1억원과 재산분할금 665억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이후 항소심에서 위자료와 재산분할금이 대폭 늘어났고, 대법원의 파기환송을 거쳐 재산분할 액수가 다시 조정됐다.
재상고심에서는 파기환송심이 대법원의 환송 취지에 맞게 분할 대상과 기여도를 판단했는지, 9440억원이라는 금액을 산정하는 과정에 법리상 문제가 있었는지가 주요 쟁점이 될 전망이다. 구체적인 재상고 이유는 향후 제출될 상고이유서를 통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백설화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