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기 친일반민족행위자재산조사위원회 재설치 근거 마련
1기 위원회 약 2,373억 원 환수…법무부 “추가 환수 대상 최소 325억 원 이상”
친일반민족행위자가 축재한 재산을 국가에 귀속시키기 위한 친일 재산 조사·환수 작업이 16년 만에 다시 본격화될 전망이다.
국회는 지난 5월 7일 본회의에서 「친일반민족행위자 재산의 국가귀속 등에 관한 특별법」 제정안을 통과시켰다. 법무부는 법안 통과 직후 친일반민족행위자재산조사위원회를 다시 설치해 실질적인 친일 재산 조사와 환수에 나설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 2006년 출범한 1기 위원회…4년간 약 2,373억 원 환수
제1기 친일반민족행위자재산조사위원회는 2006년 7월 출범해 2010년 7월까지 4년간 활동했다.
법무부에 따르면 1기 위원회는 활동 기간 친일 재산 약 2,373억 원을 환수했다. 그러나 위원회 활동 종료 이후 친일 재산을 능동적으로 조사·발굴할 전담기구가 사라지면서 조사위원회를 다시 설치해야 한다는 요구가 이어져 왔다.
■ 후손이 이미 팔아치운 친일 재산도 환수 대상
이번 제정안의 핵심은 단순히 남아 있는 토지를 찾아 국가에 귀속시키는 데 그치지 않는다.
친일 재산이 이미 매각된 경우에도 그 처분 대가를 환수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명확히 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또한 국민의 친일 재산 제보를 활성화하기 위한 포상금 지급 규정도 마련됐다.
이에 따라 제2기 위원회가 본격 가동되면 친일반민족행위자와 후손 명의로 남아 있는 재산뿐 아니라 매각·처분된 재산에 대한 조사와 환수도 보다 폭넓게 추진될 것으로 전망된다.
■ 법무부 “최소 325억 원 이상 추가 환수 가능”
추가 환수 규모에도 관심이 집중된다.
법무부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법안 심사 과정에서 예상 환수 대상 재산 규모를 최소 325억 원 이상으로 추산한 것으로 전해졌다.
1기 위원회 종료 이후에도 친일 재산에 대한 제보와 민원이 이어졌으며, 자료 부족 등의 이유로 소송 제기가 유보된 토지 가운데 공시지가 기준 약 325억 원 상당이 포함돼 있다는 설명이다. 법무부는 제2기 위원회의 적극적인 조사가 이뤄질 경우 해당 재산의 환수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다만 325억 원은 실제 환수가 확정된 금액이 아니라 현재 단계에서 추산된 최소 예상 환수 대상 규모라는 점은 구분할 필요가 있다.
■ 환수 재산, 독립유공자·유족 지원 등에 활용
정부는 앞으로 환수되는 친일 재산을 순국선열·애국지사 사업기금에 우선 활용해 독립유공자와 유족의 생활 안정, 독립운동 기념사업 등의 재원으로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법안 통과 당시 이번 법 제정이 친일 청산을 끝까지 완수하겠다는 국가적 의지의 표명이라는 취지로 평가하면서, 부당하게 축적된 친일 재산을 국가로 환수해 역사적 정의를 바로 세우는 작업이 다시 본격화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16년 만에 다시 가동될 친일 재산 조사·환수 체계가 그동안 확인되지 않았거나 처분·은닉된 재산을 어느 범위까지 밝혀내고 실제 국가 귀속으로 연결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박현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