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차가 쏟아지는 자동차 시장에서 오히려 수십 년 된 차를 찾아 타는 연예인들이 눈길을 끌고 있다. 최신 편의장비나 높은 중고차 가격보다 오래된 디자인과 직접 관리하는 재미, 첫 차에 얽힌 기억을 선택하는 이들이다. 최근 방송과 개인 채널을 통해 공개된 스타들의 자동차에는 이런 취향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가수 던은 지난달 MBC "나 혼자 산다"에서 1998년식 볼보를 공개했다. 500만원을 주고 구입한 자신의 첫 차다. 차고에서 직접 열쇠로 문을 연 던은 곳곳에 세월의 흔적이 남은 차량 내부까지 보여줬다.
차량 상태를 감추지도 않았다. 던은 떨어진 부분을 테이프로 붙여 놓고 웬만한 고장은 직접 손보면서 운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실 멀쩡한 데가 없다"고 말하면서도 차를 바꿀 생각보다는 "그래도 전 그 차가 좋다"며 애정을 드러냈다.
던의 선택은 그의 생활 방식과도 맞닿아 있었다. 방송에서 그는 중고 거래를 통해 5만원에 구입한 원목 테이블을 사용하고 직접 조명을 만들어 쓰는 모습을 공개했다. 새것으로 교체하기보다 기존 물건을 버리지 않고 보존하면서 사용하는 것을 좋아한다고 설명했다. 1998년식 자동차 역시 같은 취향의 연장선에 있었다.
배우 홍진희는 더 오래된 인연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KBS2 "박원숙의 같이 삽시다"에서 약 25년 동안 보유한 BMW 오픈카를 타고 등장했다. 차량에는 카세트플레이어가 남아 있었고 번호판도 과거 사용되던 초록색 번호판이었다.
홍진희가 이 차를 처음 구입했을 당시 가격은 7000만원이었다. 방송에서 차량평가사가 살펴본 중고 시세는 700만∼800만원 수준이었다. 단순히 투자 대상으로 접근했다면 가격 하락 폭이 상당하지만 홍진희는 오랜 기간 차량을 관리하며 계속 보유했다. 평가사는 국내에서 같은 차량이 줄어 희소성이 높아질 경우 향후 가치가 달라질 가능성도 설명했다.
가수 백호도 오래된 BMW를 직접 관리하는 과정을 공개해왔다. 자신의 공식 유튜브 채널에서 1988년식 BMW 735iL을 수리하는 모습을 영상으로 남겼다. 완성된 자동차만 보여주는 대신 노후 차량을 손보고 유지하는 과정 자체를 콘텐츠로 다뤘다.
올드카를 타는 사람에게 자동차는 구입하는 순간 완성되는 상품과는 거리가 있다. 생산이 끝난 지 오래된 차량은 소모품과 부품을 구하는 데 시간이 걸리고 정비를 맡길 곳도 신차보다 제한적이다. 차종과 상태에 따라 수리비가 차량 구입가격을 넘어가는 경우도 있어 오래 보유하려면 비용과 시간을 함께 감수해야 한다.
그런 불편을 감수하면서까지 오래된 차를 유지하는 이유는 각기 다르다. 던에게는 첫 차이자 자신이 직접 고치며 사용하는 물건이고, 홍진희에게는 20년 넘게 함께한 자동차다. 백호는 수리 과정을 직접 기록했다. 단순히 오래된 자동차를 보유했다는 사실보다 차를 계속 유지하는 과정이 이들의 취향을 보여준다.
올드카의 가치가 반드시 연식에 비례해 올라가는 것도 아니다. 같은 모델이라도 생산량과 희소성, 사고·수리 이력, 순정 부품 보존 상태에 따라 시장 가격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 오래 가지고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수집 가치가 생기는 것은 아니라는 얘기다.
안전 문제 역시 빼놓을 수 없다. 오래된 자동차는 제작 당시 적용된 안전·환경 기준이 현재 차량과 다르고, 고무류와 배선 등 시간이 지나며 노후화하는 부품도 지속적으로 점검해야 한다. 디자인과 추억만 보고 접근하기에는 관리 부담이 상당한 영역이다.
그럼에도 스타들이 방송에서 보여준 올드카는 최고가 자동차를 경쟁적으로 공개하던 장면과는 다른 풍경을 만들었다. 500만원에 산 첫 차를 테이프로 고쳐 타고, 중고가격이 구입 당시의 일부 수준으로 내려간 차를 20년 넘게 간직한다. 자동차를 얼마나 비싸게 샀느냐보다 왜 계속 타고 있느냐가 이야기가 된 것이다.
자동차의 전동화와 소프트웨어화가 빨라질수록 기계적인 감각과 과거의 디자인을 그대로 간직한 차량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 결국 올드카 문화가 단순한 복고 유행에 머물지 않으려면 희소성과 감성만큼 정비 인프라와 부품 확보, 안전한 운행을 뒷받침할 관리 문화가 함께 자리 잡을 수 있느냐가 남은 문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