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일 반민족 행위자가 일제에 협력한 대가로 취득한 재산을 국가가 조사·환수하는 작업이 오는 12월 다시 시작된다. 이재명 대통령은 친일재산 환수를 통해 과거의 책임을 분명히 묻고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대통령은 지난 6월 6일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열린 제71회 현충일 추념식에서 "공동체를 지킨 분들을 예우하는 것과 더불어 사리사욕으로 공동체를 배반한 이들을 단죄하는 것 역시 살아 있는 우리에게 주어진 매우 중요한 책무"라고 말했다.
이어 "지난 6월 2일 공포된 친일재산귀속법을 통해 친일 반민족 행위자가 부당하게 축적한 재산을 조사·환수해 책임을 묻고 재발 방지를 위한 본보기를 반드시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정부가 공포한 "친일반민족행위자 재산의 국가귀속 등에 관한 특별법"은 오는 12월 3일부터 시행된다. 법 시행에 따라 2010년 활동을 종료했던 대통령 소속 친일반민족행위자재산조사위원회가 16년 만에 다시 설치된다.
환수 대상은 러일전쟁이 시작된 1904년 2월 8일부터 광복일인 1945년 8월 15일까지 친일 반민족 행위자가 일본 제국주의에 협력한 대가로 취득한 재산이다. 해당 재산을 상속받거나 친일재산임을 알면서 증여·유증받은 경우도 조사 대상에 포함된다.
친일재산이 이미 처분돼 국가에 직접 귀속시키기 어려운 경우에는 처분 대가를 환수할 수 있다. 다만 친일재산이라는 사실을 알지 못한 채 정당한 대가를 지급하고 취득한 제3자의 권리는 보호된다.
새로 출범하는 조사위원회는 친일 반민족 행위자를 조사·선정하고, 보유하거나 처분한 재산이 친일행위의 대가로 형성됐는지를 심의한다. 조사 결과 친일재산으로 결정되면 국가 귀속이나 매각대금 환수 절차가 진행된다.
법무부는 지난 6월 조사위원회 설립준비단을 발족해 위원과 직원 임명, 사무처 설치, 관련 규정 마련 등 출범 준비에 들어갔다. 조사위원회가 활동을 시작하면 기존 조사에서 다뤄지지 않았던 친일 행위자와 후손의 재산 형성 과정도 다시 검토 대상에 오를 수 있다.
앞선 조사위원회가 활동을 끝낸 뒤에는 법무부가 소송을 통한 환수 업무를 이어왔지만, 별도 조사기구가 없어 새로운 재산을 발굴하고 추적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오는 12월 재출범하는 조사위원회가 조사 대상을 어디까지 확정하고 이미 처분되거나 제3자에게 넘어간 재산의 흐름을 어떻게 규명할지가 향후 환수 작업의 핵심 쟁점이다.
최예원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