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와 컴퓨터, 선박을 중심으로 수출이 큰 폭으로 늘고 생산·소비·투자도 동반 증가하면서 정부가 국내 경기의 회복 흐름이 한층 뚜렷해졌다고 평가했다. 다만 제조업과 건설업의 고용 부진이 계속되고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물가 압력도 남아 있어 지표 개선이 민생 전반으로 확산됐다고 판단하기에는 이르다는 진단도 함께 내놨다.
재정경제부가 발표한 "2026년 8월 최근 경제동향"에 따르면 지난 7월 수출액은 988억9천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62.8% 증가했다. 조업일수를 반영한 일평균 수출액도 41억2천만달러로 69.6% 늘었다.
수출 증가세는 반도체와 컴퓨터, 선박 등이 이끌었다. 정부는 수출이 큰 폭으로 증가한 가운데 소비를 비롯한 내수 지표도 개선되면서 경기회복 흐름이 강화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지난 6월 전산업생산은 전월보다 2.3% 증가했다. 광공업 생산이 6.4% 늘었고 서비스업과 건설업도 각각 0.7%, 4.1% 증가했다.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하면 전산업생산은 4.2% 늘었다.
기업의 생산능력 확충과 관련된 설비투자도 기계류와 운송장비 투자가 모두 늘면서 전월보다 5.8% 증가했다. 소비 동향을 보여주는 소매판매는 승용차 등 내구재 판매가 12.6% 늘어난 데 힘입어 전월 대비 2.7% 증가했다. 생산과 소비, 투자가 한 달 사이 나란히 증가한 것이다.
경기 관련 심리지표도 개선됐다. 7월 소비자심리지수는 106.8로 전월보다 0.2포인트 상승했다. 전산업 기업심리지수 실적은 98.5로 0.8포인트 올랐고, 8월 전망지수도 96.5로 1.3포인트 상승했다.
현재 경기 상황을 보여주는 6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전월보다 0.5포인트 올랐다. 앞으로의 경기 흐름을 가늠하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도 0.9포인트 상승해 생산과 소비뿐 아니라 향후 경기 관련 지표도 개선되는 흐름을 나타냈다.
고용은 전체 취업자 수가 늘었지만 업종과 연령에 따라 온도 차가 컸다. 7월 취업자는 2천913만6천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10만8천명 증가했다. 증가 폭은 6월 6만3천명보다 4만5천명 확대됐다.
서비스업 취업자는 29만5천명 늘었지만 제조업에서는 6만8천명, 건설업에서는 5만7천명 감소했다. 청년층 취업자도 19만1천명 줄었다. 실업자는 77만6천명으로 1년 전보다 5만명 늘었고, 실업률은 2.6%로 0.2%포인트 상승했다. 전체 취업자 수 증가만으로는 제조업·건설업과 청년 고용의 어려움을 해소하지 못한 셈이다.
물가 상승세는 다소 둔화했다. 7월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2.8% 올라 6월 상승률 3.2%보다 0.4%포인트 낮아졌다. 농축수산물 물가는 0.9% 상승했다.
석유류 가격은 정부의 최고가격 인하 조치와 국제유가 하락 등의 영향으로 전월보다 5.5% 내렸지만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하면 여전히 15.5% 높은 수준이었다. 중동 정세와 국제유가가 다시 불안해질 경우 국내 물가와 가계 부담을 높일 수 있는 요인으로 남아 있다.
재정경제부는 주요 품목의 수급을 관리하고 물가 등 민생 안정 대책을 추진하는 한편 잠재성장률 반등과 양극화 해소를 위한 하반기 경제성장전략을 신속하게 집행할 방침이다. 수출과 내수의 회복세가 제조업·건설업과 청년 고용 개선으로 이어질지, 고유가 위험 속에서도 물가 안정 흐름이 유지될지가 향후 경기 판단의 핵심 기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정한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