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대표팀의 월드컵 첫 경기 승리 뒤에는 고지대 적응 훈련이 있었다. 후반 중반 선제골을 내주고도 흔들리지 않은 대표팀은 경기 막판까지 활동량과 압박을 유지하며 체코를 상대로 역전승을 거뒀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12일 한국시간 멕시코 과달라하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A조 1차전에서 체코를 2대1로 꺾었다. 한국은 후반 14분 라디슬라프 크레이치에게 선제골을 허용했지만, 후반 22분 황인범의 동점골과 후반 35분 오현규의 역전골로 경기를 뒤집었다.
이번 승리는 한국이 월드컵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16년 만에 거둔 승리다. 한국은 2002년 한일 월드컵 폴란드전, 2006년 독일 월드컵 토고전, 2010년 남아공 월드컵 그리스전에서 첫 경기를 이긴 바 있다. 이후 세 차례 대회에서는 조별리그 1차전 승리를 기록하지 못했다.
체코전은 체력 싸움이기도 했다. 경기 장소인 과달라하라는 해발고도가 높은 지역으로, 선수들의 호흡과 회복 속도에 영향을 줄 수 있는 환경이다. 대표팀은 대회 전부터 고지대 적응을 염두에 두고 훈련을 진행했다. 경기 후반으로 갈수록 체코 선수들의 압박 강도가 떨어진 반면, 한국은 측면 전개와 전방 압박을 끝까지 유지했다.
선제 실점 이후에도 대표팀은 급하게 흔들리지 않았다. 후반 22분 황인범이 동점골을 넣으며 흐름을 되찾았고, 이후 한국은 중원에서 공 소유 시간을 늘렸다. 체코는 높이를 앞세워 다시 리드를 노렸지만, 한국 수비진과 김승규 골키퍼가 추가 실점을 막아냈다.
결승골은 후반 35분에 나왔다. 황인범이 왼쪽 측면에서 올린 크로스가 체코 수비진 사이로 들어갔고, 교체 투입된 오현규가 왼발로 마무리했다. 후반 승부처에서 투입된 공격수가 결승골을 넣으면서 홍명보 감독의 교체 카드도 결과로 이어졌다.
한국의 뒷심은 경기 운영에서도 드러났다. 대표팀은 실점 뒤 무리한 롱볼에 의존하지 않고 중원을 거쳐 공격을 이어갔다. 측면에서는 공간을 넓게 활용했고, 오현규 투입 이후에는 문전 압박의 강도를 높였다. 체코 수비가 뒤로 물러난 틈을 놓치지 않은 장면이 결승골로 이어졌다.
고지대 훈련 효과는 단순히 체력 유지에 그치지 않았다. 선수들은 후반 막판에도 상대를 따라붙는 속도와 세컨드볼 경합에서 밀리지 않았다. 월드컵 첫 경기 특유의 긴장감과 선제 실점 부담 속에서도 경기 집중력이 떨어지지 않은 점은 대표팀에 긍정적인 신호다.
다만 첫 경기 승리가 곧바로 조별리그 통과를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한국은 같은 조의 개최국 멕시코와 2차전을 치러야 한다. 멕시코 역시 고지대 환경에 익숙하고 홈 관중의 응원을 등에 업는 팀이다. 체코전에서 확인한 후반 체력과 경기 운영 능력이 멕시코전에서도 유지될지가 관건이다.
홍명보호는 첫 경기에서 가장 어려운 출발선을 넘었다. 선제골을 내준 뒤 동점과 역전을 만들어낸 과정은 대표팀의 준비가 결과로 이어진 장면이었다. 이제 남은 문제는 첫 승의 흐름을 조별리그 전체 경쟁력으로 연결할 수 있느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