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투자 자금을 마련하기 위한 신용대출 수요가 늘어난 가운데 5대 시중은행의 개인 마이너스통장 연체액이 올해 상반기 30% 넘게 증가했다. 대출 잔액보다 연체액이 훨씬 빠르게 불어나면서 청년층과 고령층의 상환 부담도 커지고 있다.
12일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소속 이종욱 국민의힘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개인 마이너스통장 연체액은 2025년 말 711억원에서 2026년 6월 말 947억원으로 늘었다.
6개월 사이 236억원이 증가했다. 증가율은 33.2%에 달한다. 같은 기간 마이너스통장 연체율도 0.18%에서 0.22%로 0.04%포인트 상승했다.
연체액 증가 속도는 대출 잔액 증가세를 크게 웃돌았다. 5대 은행의 마이너스통장 잔액은 지난해 말 39조9,000억원에서 올해 6월 말 43조3,000억원으로 8.5% 늘었다. 6월 말 잔액은 2022년 10월 말 43조7,000억원 이후 3년 8개월 만에 가장 큰 규모다.
마이너스통장 잔액이 8.5% 증가하는 동안 연체액은 33.2% 늘었다. 새로 빌린 돈이 증가한 것뿐 아니라 기존 대출의 이자와 원금을 제때 갚지 못한 차주도 빠르게 늘었다는 뜻이다.
연령별로는 60대 이상 차주의 연체율이 0.37%로 가장 높았다. 20대 이하도 0.33%를 기록해 전체 연령대 연체율인 0.22%를 웃돌았다. 30대와 40대는 각각 0.19%, 50대는 0.21%로 집계됐다.
20대 이하 연체율은 지난해 말 0.25%에서 올해 6월 말 0.33%로 0.08%포인트 올랐다. 전체 연령대 가운데 상승 폭이 가장 컸다. 60대 이상 연체율도 같은 기간 0.34%에서 0.37%로 높아졌다.
전체 신용대출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나타났다. 5대 은행의 신용대출 잔액은 지난해 말 103조4,000억원에서 올해 6월 말 107조1,000억원으로 3.6% 증가했다. 같은 기간 연체액은 3,140억원에서 3,750억원으로 19.4% 늘었다.
신용대출 연체율은 0.30%에서 0.35%로 0.05%포인트 상승했다. 연체 계좌는 2만3,423개에서 2만6,180개로 11.8% 늘었으며, 계좌당 평균 연체액도 1,341만원에서 1,432만원으로 증가했다.
마이너스통장은 금융기관이 정한 한도 안에서 필요한 금액을 수시로 빌려 쓰는 신용대출이다. 담보 없이 신용도를 기준으로 돈을 빌리는 만큼 담보대출보다 금리가 높은 편이다. 주식 매수나 생활비 등 단기간 자금을 마련하기에는 편리하지만 사용액이 늘어날수록 이자 부담도 커진다.
최근 주식시장 거래가 활발해지면서 마이너스통장을 포함한 신용대출 잔액도 증가했다. 다만 은행권이 마이너스통장의 구체적인 사용처를 별도로 집계하지 않아 늘어난 대출과 연체액 전부를 주식 투자에서 발생한 것으로 단정할 수는 없다. 생활비와 주거비, 기존 채무 상환 등에 사용된 대출도 포함돼 있다.
주가가 하락하면 빚을 내 투자한 차주는 투자 손실과 대출이자를 동시에 떠안게 된다. 사용 한도를 모두 소진한 경우에는 통장에서 이자가 빠져나가지 못해 연체로 이어질 수도 있다. 연체가 장기화하면 신용점수가 떨어지고 대출 연장이나 신규 금융거래가 제한될 가능성도 커진다.
마이너스통장 잔액보다 연체액이 네 배 가까이 빠른 속도로 증가했다는 점은 단순한 대출 수요 확대와 구분되는 대목이다. 특히 20대 이하와 60대 이상 차주의 연체율이 전체 평균을 크게 웃돌면서 은행권의 연령별 상환 능력 심사와 취약 차주 관리가 다시 쟁점으로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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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