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스토킹과 디지털 성폭력, 악성 댓글과 허위사실 유포 등 여성 기자들을 향한 젠더 기반 폭력이 심각한 사회 문제로 떠오르는 가운데, 언론계와 사법 시스템이 보다 적극적인 보호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국여성기자협회는 17일 서울 한국프레스센터에서 ‘2026 포럼W-위협받는 기자들 어떻게 지킬 것인가’를 개최하고, 여성 기자들이 직면한 온라인 폭력과 제도적 한계를 집중 조명했다.
이날 포럼에서는 실제 장기간 스토킹 피해를 겪은 언론인의 경험이 공유됐다. 발제자로 나선 곽아람 조선일보 문화부 차장대우는 자신이 수년간 겪어온 스토킹과 디지털 성폭력, 명예훼손 피해 사례를 소개하며 피해자가 감당해야 하는 현실적 부담과 제도적 한계를 지적했다.
곽 기자는 “기자로서 수사기관과 사법기관을 취재해 왔지만 정작 피해자가 되어보니 현실은 달랐다”며 “피해자 보호보다는 절차와 형식이 우선되는 구조 속에서 많은 피해자들이 외롭게 싸우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가해자가 반복 범죄를 저질렀음에도 관련 사실이 재판 과정에서 충분히 반영되지 못했던 경험을 언급하며, 피해자 의견이 수사 및 재판 과정에 보다 적극적으로 반영될 수 있는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여성 기자들이 위협을 받는 환경이 단순히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언론 자유와 국민의 알 권리에 직결된 사안이라고 진단했다. 기자들이 신변 위협과 온라인 공격을 우려해 특정 사안을 취재하지 못하게 된다면 결국 사회적 약자와 폭력 피해자에 대한 보도 역시 위축될 수 있다는 것이다.
포럼 참석자들은 언론사 차원의 피해 대응 매뉴얼 구축, 법률 지원 확대, 디지털 성범죄 및 스토킹 범죄에 대한 실효성 있는 처벌 강화 등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았다.
언론계 안팎에서는 “기자를 향한 위협은 결국 언론 자유를 향한 위협”이라며 “안전하게 취재하고 보도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민주사회가 갖춰야 할 기본 조건”이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