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이 홈플러스의 기업회생절차를 폐지하기로 결정하면서 사실상 파산 절차에 들어가게 됐다. 회생계획안을 이행하기 위한 운영자금을 확보하지 못한 데다 매출 감소와 공익채권 증가가 이어지면서 회생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서울회생법원 회생4부는 3일 홈플러스의 회생절차 폐지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회생계획안을 수행하려면 최소 2,000억 원의 운영자금이 필요하지만 현재까지 자금 조달이 이뤄지지 않아 정상적인 회생이 어렵다고 설명했다.
법원은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사업부 매각은 성사됐지만 핵심 잔존 사업에 대한 인수합병이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영업이 계속되면서 경영 여건이 더욱 악화됐다고 판단했다. 영업 부진으로 매출은 줄었고, 급여와 물품대금, 세금 등 우선 변제 대상인 공익채권은 계속 늘어난 점도 회생절차 폐지 결정의 배경으로 꼽았다.
홈플러스는 지난해 구조조정을 통한 회생을 추진해 왔다. 법원은 영업양도와 인수합병을 통한 정상화를 검토할 수 있도록 구조혁신형 회생계획안 작성을 허가했고, 홈플러스는 지난해 말 회생계획안을 제출한 뒤 지난달 수정안도 냈다. 법원은 자금 조달과 매각 협상 진행 상황을 고려해 회생계획안 가결 기한을 두 차례 연장했지만 끝내 실질적인 회생 방안을 확보하지 못했다.
특히 법원은 지난달부터 홈플러스와 대주주 MBK파트너스, 채권자협의회, 노동조합 등에 최소 2,000억 원 규모의 외부 자금 조달 계획을 제출하도록 요구했으나, 실행 가능한 방안이 마련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다만 회생절차가 즉시 종료되는 것은 아니다. 홈플러스는 법원의 결정에 대해 14일 이내 즉시항고할 수 있으며, 이 기간 안에 필요한 자금을 확보해 회생 가능성을 입증하면 법원이 폐지 결정을 취소하고 회생절차를 다시 진행할 수도 있다.
즉시항고가 없거나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홈플러스는 파산 절차로 넘어가게 된다. 국내 대형마트 업계 2위인 홈플러스의 향후 처리 방향은 협력업체 대금 지급과 임직원 고용, 점포 운영 등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주민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