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부가 비급여 진료와 실손보험 개혁을 의료체계 정상화의 핵심 과제로 제시했다. 비급여 진료와 실손보험이 맞물린 구조가 과잉진료를 유발하고 필수의료 인력 이탈까지 초래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복지부는 3일 서울 SETEC에서 열린 2026년 대한예방의학회 전기학술대회에서 비급여 관리체계 개편과 실손보험 개선 방향을 발표했다. 이날 발표를 맡은 유정민 보험급여과장은 비급여 문제를 단순한 건강보험 재정 이슈가 아니라 의료공급체계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구조적인 문제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 과장은 일부 의료기관이 실손보험 청구가 가능한 비급여 진료를 중심으로 수익구조를 형성하면서 의료 인력과 자원이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높은 분야로 쏠리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 같은 현상이 지역의료와 필수의료 인력 부족을 심화시키고 의료전달체계에도 부담을 주고 있다는 설명이다.
복지부는 비급여를 성격에 따라 차등 관리하는 방안을 추진할 계획이다. 치료에 반드시 필요하지만 아직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항목은 급여화를 검토하고, 일반 비급여는 가격과 진료 정보를 보다 투명하게 공개하는 방향으로 관리하기로 했다. 과잉 이용 우려가 큰 비급여는 관리급여 제도를 활용해 적정 수준으로 관리한다는 방침이다.
정부는 비급여 보고제도와 모니터링 체계도 강화한다. 실제 이용량과 진료 효과, 의료비 지출 등을 지속적으로 분석해 급여 전환 여부와 관리급여 적용, 정보공개 정책의 근거 자료로 활용할 계획이다.
학계에서는 개혁 방향에는 공감하면서도 보다 종합적인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관리급여 확대만으로는 한계가 있는 만큼 효과가 낮은 저가치 의료를 선별해 관리하고, 객관적인 데이터에 기반한 평가체계를 구축하는 동시에 실손보험 구조 자체에 대한 개선도 함께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비급여와 실손보험 개편은 의료계와 보험업계, 환자단체의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는 사안이다. 정부가 의료 이용의 적정성과 건강보험 보장성 확대라는 두 가지 목표를 어떻게 조화시킬지가 향후 제도 개편의 핵심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이수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