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선거 과정에서 허위사실을 공표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윤석열 전 대통령이 1심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형이 대법원에서 그대로 확정되면 국민의힘은 지난 대선 당시 보전받은 선거비용 등 약 397억원을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반환해야 한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는 27일 윤 전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선고공판을 열고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이번 판결은 1심 판단이어서 국민의힘의 반환 의무가 당장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
공직선거법은 선거범죄로 당선무효에 해당하는 형이 확정되면 해당 정당이 선거관리위원회로부터 반환받거나 보전받은 기탁금과 선거비용을 돌려주도록 규정하고 있다. 대통령 당선인의 경우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벌금 100만원 이상의 형이 확정되면 당선무효형에 해당한다.
국민의힘이 반환해야 할 수 있는 금액은 제20대 대통령선거 당시 보전받은 선거비용과 기탁금을 합한 397억5600만원가량이다. 윤 전 대통령에게 선고된 징역형의 집행유예가 확정되면 당선무효 기준을 크게 웃돌기 때문에 반환 규정이 적용된다.
윤 전 대통령은 국민의힘 대선 후보였던 2021년 12월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윤우진 전 용산세무서장에게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출신 변호사를 소개한 사실이 없다는 취지로 말한 혐의로 기소됐다.
2022년 1월 불교리더스포럼 출범식 인터뷰에서 건진법사 전성배 씨를 당 관계자에게 소개받았으며 김건희 여사와 함께 만난 적이 없다는 취지로 발언한 혐의도 적용됐다.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해당 발언들이 당선을 목적으로 한 허위사실 공표에 해당한다고 판단해 윤 전 대통령을 재판에 넘겼다. 특검은 지난달 결심공판에서 징역 2년을 구형했다.
윤 전 대통령 측은 문제의 발언이 당시 알려진 사실과 질문의 맥락에 따른 답변이었다며 고의적인 허위사실 공표가 아니라고 주장해 왔다. 그러나 1심 재판부는 공소사실 가운데 유죄로 인정되는 부분에 대해 당선무효 기준을 넘는 형을 선고했다.
국민의힘의 재정 부담도 커질 수 있다. 반환 대상 금액이 400억원에 육박하는 데다 당 자산 상당 부분이 토지와 건물 등 부동산에 묶여 있어 판결이 확정되면 자금 조달과 당 운영에 상당한 영향을 받을 수 있다.
다만 실제 반환 여부는 항소심과 대법원 판단을 거쳐 형이 확정된 뒤 결정된다. 윤 전 대통령 측과 특별검사팀의 항소 여부, 항소심에서 허위성·고의성과 형량에 대한 판단이 유지될지가 397억원 반환 여부를 가를 핵심 쟁점이다.
최예원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