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94년 박찬호가 한국인 최초로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마운드에 오른 이후 한국 투수들의 도전은 30년 넘게 이어졌다. 선발과 마무리, 불펜을 가리지 않고 한국 투수들은 각자의 자리에서 기록을 쌓으며 메이저리그에 한국 야구의 흔적을 남겼다.
한국인 메이저리거의 출발점은 박찬호다.
박찬호는 1994년 4월 LA 다저스 소속으로 메이저리그에 데뷔했다. 이후 텍사스 레인저스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뉴욕 메츠, 필라델피아 필리스, 뉴욕 양키스, 피츠버그 파이리츠 등을 거쳤다.
박찬호가 메이저리그에서 거둔 승리는 124승이다. 통산 476경기에 등판해 124승 98패, 평균자책점 4.36을 기록했다. 1993이닝을 던지며 1715개의 삼진을 잡았다.
특히 2010년 플로리다 말린스전에서 구원승을 거두며 통산 124승에 도달했다. 당시 노모 히데오가 보유했던 아시아 출신 투수 최다승 123승을 넘어서는 기록이었다.
박찬호가 길을 열었다면 류현진은 메이저리그 정상급 선발투수로 경쟁했다.
2013년 LA 다저스에 입단한 류현진은 이후 토론토 블루제이스까지 메이저리그에서 뛰며 통산 78승을 거뒀다.
류현진의 메이저리그 경력을 대표하는 시즌은 2019년이다. 당시 29경기에 선발 등판해 14승 5패를 기록했고 평균자책점 2.32로 메이저리그 전체 1위에 올랐다.
그해 내셔널리그 올스타전 선발투수로도 마운드에 올랐다.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투표에서는 제이컵 디그롬에 이어 2위를 기록했으며 아시아 출신 투수 최초로 사이영상 1위 표를 받았다.
김병현은 마무리투수로 강한 인상을 남겼다.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에서 활약한 김병현은 메이저리그 통산 54승과 86세이브를 기록했다. 2001년 애리조나가 뉴욕 양키스를 꺾고 월드시리즈 정상에 오르면서 한국인 최초로 월드시리즈 우승을 경험한 선수가 됐다.
한국 투수들의 메이저리그 진출은 이후에도 계속됐다.
서재응은 뉴욕 메츠 등을 거치며 통산 28승을 올렸고 백차승은 시애틀 매리너스와 샌디에이고에서 16승을 기록했다. 김선우는 보스턴과 몬트리올, 콜로라도 등에서 뛰며 통산 13승을 거뒀다.
불펜에서도 한국 투수들의 활약이 이어졌다.
오승환은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에서 메이저리그 생활을 시작해 토론토와 콜로라도를 거치며 통산 16승과 42세이브를 기록했다.
김광현은 세인트루이스에서 2시즌 동안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10승을 거뒀다. 봉중근은 애틀랜타와 신시내티에서 7승을 기록했다.
류제국과 구대성, 양현종, 임창용 등도 메이저리그 마운드를 밟았다. 선수마다 등판 경기와 역할, 체류 기간에는 차이가 있었지만 한국 프로야구와 아마추어 야구에서 성장한 투수들이 세계 최고 수준의 무대에서 경쟁했다는 공통점을 남겼다.
이들의 성과를 승수만으로 비교하기는 어렵다. 박찬호는 한국 선수의 메이저리그 진출 자체가 드물었던 시기에 장기간 선발 로테이션을 지켰고, 류현진은 평균자책점 전체 1위와 사이영상 경쟁을 통해 정상급 선발투수의 위치까지 올라갔다.
김병현은 마무리투수로 월드시리즈 우승을 경험했고 오승환 역시 불펜과 마무리 역할을 맡아 메이저리그에서 경쟁력을 입증했다.
박찬호가 1994년 메이저리그 마운드를 밟은 뒤 한국 투수들의 도전 방식도 달라졌다. 선발투수에서 마무리와 불펜으로 영역이 넓어졌고 정상급 개인 타이틀 경쟁까지 이어졌다. 124승이라는 최다승 기록뿐 아니라 서로 다른 시대와 역할에서 어떤 성적을 남겼는지가 한국 투수들의 메이저리그 역사를 구성하고 있다.
이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