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30일 경제부총리를 비롯해 법무·국방·국토교통·중소벤처·성평등가족부 등 6개 부처 장관 후보자를 교체하는 2차 개각을 단행했다. 경제와 부동산, 형사사법체계 개편, 국방혁신 등 주요 국정 과제를 담당하는 부처 수장을 대거 바꾸면서 내각 재정비에 나섰다.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은 이날 청와대 춘추관에서 브리핑을 열고 이 대통령이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후보자에 이형일 현 재정경제부 1차관을 지명했다고 발표했다.
법무부 장관 후보자에는 김승원 더불어민주당 의원, 국방부 장관 후보자에는 강신철 전 한미연합사령부 부사령관이 각각 발탁됐다.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는 홍지선 현 국토부 2차관,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는 이소영 민주당 의원,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는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이다.
이번 개각에서 가장 눈에 띄는 인사는 경제사령탑 교체다. 구윤철 부총리 후임으로 지명된 이형일 후보자는 기획재정부 경제정책국장과 대통령비서실 경제정책비서관 등 경제정책 분야 주요 보직을 거친 경제관료다.
강 실장은 이 후보자가 중동발 고유가에 대응해 석유최고가격제를 주도하는 등 실행 역량을 입증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젊은 경제사령탑으로 역대 최대 경제지표를 국민 삶의 질적 변화로 연결하고 양극화를 극복해 우리 경제를 안정적으로 성장시킬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 후보자의 지명으로 이날 오전 구 부총리가 미국 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 참석을 위해 인천국제공항까지 갔다가 출국을 돌연 취소한 배경에도 관심이 쏠린다.
구 부총리는 이날 오전 미국 애슈빌에서 열리는 G20 회의 참석을 위해 공항에 도착했지만 출국하지 않고 발길을 돌렸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을 비롯한 주요국 인사들과 예정됐던 양자 면담도 모두 취소됐다. 이후 몇 시간 만에 후임 경제부총리 후보자가 발표됐다.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는 판사 출신 재선 의원인 김승원 민주당 의원이 지명됐다. 김 후보자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간사를 맡고 있다.
강 실장은 김 후보자에 대해 "형사사법체계 개편 취지를 누구보다 깊게 이해하고 있는 만큼 피해자 권리를 최우선으로 보호하며 새로운 형사사법체계를 빠르게 안착시킬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방부 장관 후보자에는 강신철 전 한미연합사 부사령관이 지명됐다. 강 후보자는 합참 작전본부장과 한미연합사 부사령관 등 군 주요 보직을 거친 4성 장군 출신으로 현재 주사우디아라비아 특명전권대사를 맡고 있다.
청와대는 강 후보자가 한미동맹을 토대로 미래전에 대비한 자주국방 역량을 강화하고 사관학교 통합 등 국방혁신을 추진할 적임자라고 설명했다.
주택정책을 책임질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로는 홍지선 현 국토부 2차관이 발탁됐다. 홍 후보자는 경기도 도시주택실장 등 주택 분야 주요 보직을 거쳤다.
강 실장은 홍 후보자가 경기도 도시주택실장 재직 당시 주택 공급 설계부터 현장 집행까지 전 과정을 총괄했다며 "국민이 원하는 곳에 충분한 주택을 신속히 공급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로는 이소영 민주당 의원이 지명됐다. 이 후보자는 재선 의원으로 스타트업 지원과 소상공인 보호 관련 입법 등에 참여해왔다.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에는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이 이름을 올렸다. 용 후보자는 재선 의원으로 디지털 성범죄 방지와 일·가정 양립 등의 분야에서 활동해왔다.
이번 장관 후보자 6명 가운데 김승원·이소영·용혜인 후보자 등 3명이 현역 국회의원이다. 민주당뿐 아니라 기본소득당 소속 의원까지 내각에 포함됐다.
청와대 참모진과 대통령 직속 기구 인사도 함께 이뤄졌다.
청와대 AI미래기획수석에는 이해민 조국혁신당 의원이 임명됐다. 이해민 수석은 구글 엔지니어 출신으로 국회에서 AI기본법을 대표 발의하는 등 인공지능 관련 정책을 다뤄왔다.
신설되는 청와대 메가프로젝트 보좌관에는 이원주 기후에너지환경부 에너지전환정책실장이 임명됐다. 대통령 정무특보에는 김경수 전 지방시대위원장이 발탁됐으며, 대통령 직속 국가인공지능전략위원회 부위원장에는 하정우 전 청와대 AI수석이 위촉됐다.
강 실장은 이번 인사에 대해 "대한민국이 나아가야 할 전사회적 대전환을 선도하기 위한 인사"라며 "역동성과 전문성을 갖춘 새로운 리더십으로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실질적 변화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장관 후보자들은 앞으로 국회 인사청문 절차를 거쳐야 한다. 경제부총리와 국토부 장관이 동시에 교체되는 만큼 기준금리 상승과 가계부채, 부동산 가격과 주택 공급 등 맞물려 있는 경제 현안을 새 경제팀이 어떻게 이어받을지가 당장 풀어야 할 문제다.
법무부에는 형사사법체계 개편, 국방부에는 군 조직 개혁, 중기부에는 소상공인과 창업 지원이라는 과제가 놓여 있다. 6개 부처 수장을 한꺼번에 바꾼 이번 개각이 각 부처의 정책 집행 과정에서 어떤 변화로 이어질지가 2기 내각의 첫 시험대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