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상호관세 유예 조치를 추가 연장하지 않을 계획임을 시사하며 글로벌 무역 시장에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현지시간 29일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다가오는 상호관세 유예 시한과 관련하여 "아주 간단하다. 우리가 할 일은 모든 국가에 서한을 보내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는 유예 기간 연장 없이 관세 부과를 재개할 가능성에 무게를 싣는 발언으로 해석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2024년 4월 2일 무역 상대국별 상호관세 발표 이후 같은 달 9일부터 90일간 이를 유예하며 각국과 무역 협상을 진행해왔다. 그러나 이번 발언은 더 이상의 유예는 없을 것이며, 사실상 무역 협상이 종료될 것임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그는 무역협상 대상 200개국과 모두 협상할 수는 없다는 점을 강조하며, 앞으로 보낼 관세 관련 서한이 "무역 협상의 끝"이라고 단언했다.
특히 일본에 대한 강경한 태도가 눈에 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현재 협상이 진행 중인 일본에 대해서도 "서한을 보낼 수 있다"고 언급하며 관세 부과 가능성을 열어두었다. 그는 일본이 미국산 자동차를 수입하지 않는 반면 미국은 수백만 대의 일본 차를 수입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그것은 불공평하다"고 비판했다. 또한, "우리는 일본과 큰 무역적자를 갖고 있고, 그들은 이해한다"고 덧붙이며 일본과의 무역 불균형 해소 의지를 강력하게 피력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발언은 미국이 자체 분석한 무역 불균형 이유에 따라 최대 50%의 상호관세를 일방적으로 부과할 수 있으며, 일부 국가에는 10%의 기본관세만 부과할 것이라는 취지로 풀이된다. 이는 무역 불균형 해소를 명분으로 자국 산업 보호를 위한 고율 관세 부과를 강행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과거 트럼프 행정부는 무역확장법 232조를 근거로 자동차 및 자동차 부품에 25%의 품목별 관세를 부과한 바 있으며, 이번에도 유사한 방식으로 관세 부과를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움직임은 과거 그의 재임 시절 촉발되었던 미중 무역 갈등을 비롯한 글로벌 무역 분쟁의 재현을 예고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그의 "미국 우선주의" 기조는 국제 무역 질서의 불확실성을 증폭시키고, 주요 교역국들과의 마찰을 야기할 수 있다. 특히 한국과 일본 등 미국과 밀접한 무역 관계를 맺고 있는 국가들은 미국의 관세 부과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일본과 한국이 미국 자동차 업체보다 낮은 관세를 적용받는 협정을 체결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는 질의에 트럼프 전 대통령은 "미국 자동차 업체들은 미국에서 차량을 파는 일에 너무 바빠서 그 문제를 걱정할 필요가 없을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는 미국 자동차 산업 보호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재확인하는 동시에, 동맹국이라 할지라도 자국 이익에 반하는 무역 협상은 용납하지 않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시사한다.
이번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발언은 단순히 무역 정책 방향을 넘어, 향후 국제 관계 전반에 미칠 파급 효과에 대한 우려를 낳고 있다. 주요 교역국들은 미국의 관세 부과 움직임에 대한 대응책 마련에 분주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함께 보호무역주의 확산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전 세계적인 경제 불확실성이 가중되는 가운데, 트럼프 전 대통령의 상호관세 유예 종료 시사는 국제 무역 환경에 새로운 도전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