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의 핵심 중 하나인 이른바 "집사 게이트" 수사가 재계 총수를 겨냥하며 정점으로 치닫고 있다. 조현상 HS효성 부회장은 4일 오전, 김 여사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김예성 씨 관련 회사에 대한 수십억 원대 투자 의혹과 관련해 김건희 특별검사팀에 출석했다. 특검은 조 부회장을 상대로 해당 투자가 정상적인 경영 판단이었는지, 아니면 김 여사와의 관계를 염두에 둔 대가성 자금이었는지를 집중적으로 추궁할 방침이다.
조 부회장은 이날 오전 9시 58분쯤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특검 사무실에 도착했다. 그는 "IMS모빌리티 투자는 김 여사를 보고 결정한 것인가", "김예성 씨를 원래 알던 사이인가" 등 취재진의 질문에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고 굳은 표정으로 조사실로 향했다. 특검은 지난 1일 HS효성 본사 등을 압수수색하며 관련 자료를 확보했으며, 이날 조 부회장 조사를 통해 의혹의 실체를 규명하겠다는 계획이다.
"집사 게이트"는 김 여사 일가의 집사로 불리는 김예성 씨가 설립에 관여한 렌터카 업체 IMS모빌리티가 2023년, 자본잠식 상태였음에도 불구하고 HS효성, 카카오모빌리티 등 대기업들로부터 184억 원에 달하는 거액의 투자를 유치한 사건이다. 특검은 이 과정에 김 여사의 영향력이 작용했다고 보고 있다. 특히 HS효성 계열사 4곳은 총 35억 원을 이 회사에 투자했는데, 특검은 당시 계열사 신고 누락 등으로 공정거래위원회 조사를 받던 HS효성이 당국의 선처 등을 기대하고 '보험성 투자'를 한 것은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특검팀은 조 부회장이 그룹의 최고 의사결정권자로서 이 같은 비정상적인 투자 과정을 직접 보고받고 승인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만약 투자의 합리적인 경영상 판단 근거를 소명하지 못할 경우, 회사에 손해를 끼친 업무상 배임 혐의가 적용될 수 있다.
김 여사의 소환을 불과 이틀 앞두고 특검이 같은 날 '공천개입 의혹'의 김영선 전 의원과 '집사 게이트'의 조현상 부회장을 동시에 소환하면서, 수사는 그야말로 전방위적으로 김 여사를 향해 압박 수위를 높여가고 있다. 대기업 총수 조사라는 상징적인 단계를 거치면서 "집사 게이트" 수사가 어떤 결론에 도달할지, 그리고 이것이 김 여사 본인 조사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재계와 법조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