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미국발 고용 충격과 무역 갈등 우려가 겹치면서 4일 국내 금융시장이 혼조세로 한 주를 시작했다. 코스피 지수는 소폭 하락하며 경계감을 드러낸 반면, 원·달러 환율은 미국의 금리 인하 기대감이 증폭되며 11원 이상 급락해 1390원 선에서 출발했다.
이날 오전 9시 5분 현재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5.14포인트(0.16%) 내린 3114.27에 거래되고 있다. 지수는 약보합세로 출발해 3110선 부근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지난 금요일 뉴욕 증시가 고용 쇼크와 추가 관세 부과 소식에 일제히 급락한 점이 투자 심리를 위축시킨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1일(현지시간)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와 S&P 500 지수는 각각 1.23%, 1.60% 하락했으며,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2.24%나 떨어지며 장을 마감했다.
미국의 7월 비농업 부문 고용이 시장 예상치(11만명)를 크게 밑도는 7만 3천명 증가에 그친 것이 결정적이었다. 여기에 5월과 6월 고용 수치마저 대폭 하향 조정되면서 미국 경기가 예상보다 빠르게 둔화하고 있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졌다. 이는 한국과 같이 수출 의존도가 높은 국가의 증시에는 직접적인 악재로 작용한다.
반면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같은 시각 전 거래일보다 11.4원 급락한 1390.0원에 거래되고 있다. 미국의 고용 둔화 소식은 연방준비제도(Fed)의 통화정책 기조 전환 가능성을 부채질했다. 시장에서는 연준이 경기 침체를 막기 위해 오는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급격히 확산됐다. 미 달러화가 전반적인 약세를 보이면서 원화 가치가 상대적으로 강세를 나타내고 있는 것이다.
시장은 이처럼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와 미 연준의 통화 완화 기대감이라는 상반된 재료 사이에서 방향성을 탐색하는 양상이다. 외국인과 기관의 수급 동향에 따라 장중 변동성이 커질 수 있는 만큼, 투자자들의 신중한 접근이 요구되는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