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씨 관련 각종 의혹을 수사 중인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에게 내일 오전 10시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라고 통보했다. 특검팀의 칼끝이 구속된 김 씨를 넘어 야권의 유력 정치인으로 향하면서 정국이 급속도로 얼어붙고 있다.
특검팀은 김건희 씨에게 고가의 금품을 건네며 통일교 관련 현안을 청탁한 혐의로 구속된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의 자금 흐름을 추적하는 과정에서, 억대의 불법 정치자금이 권성동 의원에게 흘러 들어간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은 이 자금이 권 의원의 정치 활동에 사용되었는지, 그 대가로 통일교 측에 대한 편의 제공 약속 등이 있었는지를 집중적으로 추궁할 방침이다.
이번 소환은 '김건희 국정농단' 의혹 수사가 정치권 전반으로 확대되는 신호탄으로 해석된다. 특검은 김 씨 개인의 비리를 규명하는 단계를 넘어, 김 씨를 매개로 한 로비 자금이 여야를 막론하고 정치권에 광범위하게 살포됐을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를 진행 중이다.
소환 통보 직후 권성동 의원은 자신의 SNS를 통해 즉각 반발했다. 권 의원은 "특검 측이 주장하는 모든 사안에 대해 결백하기에 당당하게 조사에 임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나는 이미 문재인 정부의 정치 탄압을 이겨낸 경험이 있다"며 "이번 이재명 정부의 표적 숙청 시도 역시 반드시 극복해 내겠다"고 주장하며, 이번 수사를 명백한 '야당 탄압'으로 규정했다.
야권의 핵심 인물인 권 의원에 대한 강제수사가 본격화되면서 정치권의 긴장감은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특검이 김건희 씨 구속 기소를 앞두고 야당에 흠집을 내기 위해 별건 수사를 벌이며 여론을 호도하고 있다"며 강력히 비판했다.
내일로 예정된 권 의원의 특검 출석을 기점으로 '통일교 로비 의혹'이 정치권의 새로운 뇌관으로 부상할 전망이다. 권 의원의 혐의 입증 여부에 따라 특검 수사의 파장은 걷잡을 수 없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