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국내 증시가 소폭 상승하며 거래를 시작했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20.35포인트(0.51%) 오른 4019.43으로 개장하며 4000선 안착을 시도하고 있다. 시장 참여자들은 간밤 해외 증시의 견조한 흐름과 주요 경제 지표 발표를 앞둔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로 분석하고 있다. 개장 직후 개인과 외국인의 동반 매수세가 유입되는 가운데,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을 중심으로 고른 상승세가 나타나며 투자 심리가 다소 회복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이번 지수 상승 출발이 연말 결산을 앞둔 기관들의 포트폴리오 조정과 일부 저가 매수세 유입에 따른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최근 글로벌 금리 인상 기조가 완만해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형성되면서, 위험 자산에 대한 선호도가 일시적으로 높아진 점이 지수를 지지하고 있다. 코스피 시장에서는 반도체와 자동차 등 주력 수출 업종이 상승세를 주도하고 있으며, 그동안 낙폭이 컸던 일부 기술주들도 반등을 시도하며 지수 상승에 힘을 보태고 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지수가 4000선을 돌파해 안정적으로 유지될 수 있을지가 단기 장세의 관건"이라며 "기업 실적 전망치 변화와 외국인 자금 흐름에 주목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코스닥 지수 역시 동반 상승하며 긍정적인 흐름을 나타내고 있다. 코스닥은 전 거래일보다 0.65% 상승하며 출발해 시가총액 상위 2차 전지 및 제약·바이오 관련주들을 중심으로 강세를 보이고 있다. 중소형주 시장에서는 개별 테마주보다는 실적이 뒷받침되는 실적주 위주로 매수세가 집중되는 양상을 보이며, 변동성 장세 속에서도 내실 있는 종목들에 대한 선호도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동시에 외환시장에서는 원·달러 환율이 하락세로 출발하며 시장의 부담을 덜어주고 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 종가 대비 2.5원 내린 1474.5원에 거래를 시작했다. 최근 고공행진을 이어가던 환율이 소폭 하향 조정되면서 수입 물가 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 압력이 일부 완화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 환율 하락은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국내 증시의 매력도를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해 추가적인 자금 유입을 유도할 수 있는 긍정적인 신호로 해석된다. 다만 여전히 1470원대의 높은 환율 수준은 대외 무역 환경의 불확실성을 시사하고 있어 외환 당국의 예의주시가 계속되고 있다.
종합적으로 볼 때 금일 국내 증시는 대내외 경제 여건의 미세한 변화 속에서 안정을 찾으려는 시도가 지속될 전망이다. 코스피가 4000선 위에서 출발하며 강보합권을 형성한 점과 환율이 하락하며 외환 시장의 긴장감이 완화된 점은 시장에 긍정적인 신호로 작용하고 있다. 그러나 미 연준의 향후 통화 정책 방향이나 주요국 경제 지표 결과에 따라 장중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여전한 만큼, 투자자들은 업종별 차별화 장세에 대비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특히 실적 발표를 앞둔 주요 기업들의 가이드라인과 환율 변동 추이가 오늘 하루 시장의 향방을 결정지을 핵심 지표가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