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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의사 출신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  편향된 시각 문제

최예원 선임기자 | 입력 25-12-19 13:00



대통령 업무보고라는 국가 최고 정책 점검의 자리에서 나온 한마디 발언이 보건의료 정책의 중립성과 장관의 직무 인식을 둘러싼 논란으로 확산되고 있다.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이 한의 난임치료에 대해 “객관적이고 과학적으로 입증하기 어렵다”고 언급한 발언을 두고, 의료계 안팎에서는 의사 출신 장관의 편견된 시각이 드러난 부적절한 발언이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문제의 발언은 지난 16일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보건복지부 업무보고 과정에서 나왔다. 이재명 대통령이 난임 부부 시술비 지원 정책과 관련해 “한의학적 치료도 선택지로 고려할 수 있지 않느냐”고 질문하자, 정 장관은 “누구에게나 입증된 효과를 보여주기 어렵다”며 건강보험 적용이 어렵다는 취지로 답했다. 해당 발언은 즉각 한의계의 강한 반발을 불러왔다.

대한한의사협회 대의원총회와 전국 시도지부장협의회, 대한여한의사회, 대한한방부인과학회 등은 공동 성명을 통해 “복지부가 그간 주도해 온 연구와 정책 성과를 장관 스스로 부정한 발언”이라며 공식 사과를 요구했다. 이들은 특히 복지부가 이미 발간한 ‘여성 난임의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을 근거로, 한의 난임치료가 일정 수준 이상의 과학적 근거를 확보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의계는 장관 발언의 문제를 단순한 표현 실수로 보지 않고 있다. 대통령이 참석한 공식 업무보고 자리에서 나온 발언인 만큼, 이는 개인 의견이 아니라 정부의 정책적 인식으로 받아들여질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국가 보건의료 정책을 총괄하는 장관의 위치에서 특정 의료 직역의 시각으로 해석될 수 있는 단정적 표현을 사용하는 것 자체가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실제로 한의계는 난소예비력 저하 여성에 대한 한약 치료가 근거 수준 B등급, 보조생식술 병행 침 치료가 A등급 평가를 받은 점을 들어 “과학적 입증이 어렵다는 표현은 정책적 사실과 배치된다”고 주장한다. 더 나아가 전국 14개 광역자치단체와 72개 기초자치단체에서 조례를 통해 한의약 난임 지원 사업이 시행되고 있다는 점은, 정부와 지자체가 이미 일정 수준의 효과성과 공공성을 인정해 왔다는 근거로 제시된다.

이번 발언을 두고 의료계 내부에서도 평가가 엇갈린다. 대한의사협회는 정 장관의 발언이 “한방 난임치료의 근거 부족을 정부가 사실상 인정한 것”이라며 공적 재정 투입에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반면 한의계는 “검증 여부는 추가 연구로 논의할 문제이지, 장관 개인의 직역적 인식으로 정책적 가능성을 원천 차단할 사안이 아니다”라고 반박하고 있다.

특히 의사 출신이라는 정 장관의 이력은 이번 논란에서 중요한 쟁점으로 떠올랐다. 난임치료는 오랜 기간 양·한방 간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충돌해 온 분야인 만큼, 장관의 발언이 직역 편향으로 비쳐질 경우 정책의 공정성과 신뢰성에 직접적인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이다. 보건복지부 장관은 특정 의료 체계의 이해를 대변하는 자리가 아니라, 다양한 의료 제도를 조정하고 국민 선택권을 보장해야 할 위치라는 점에서 더욱 신중한 언어 사용이 요구된다는 것이다.

이번 사안은 단순한 발언 논란을 넘어, 보건복지부 장관이 가져야 할 역할과 책임의 범위를 다시 묻고 있다. 초저출산이라는 국가적 위기 속에서 난임 부부의 치료 선택권과 정책적 검토 가능성을 장관의 편견된 시각으로 축소하거나 단정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향후 복지부가 이번 발언에 대해 어떤 입장을 정리하고, 한의 난임치료에 대한 정책적 판단과 연구 방향을 어떻게 제시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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