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국회의원과 대의원, 권리당원의 표 가치를 동일하게 산정하는 '1인 1표제'를 최종 확정했다. 당내 계파 정치 청산을 내건 정청래 대표의 핵심 과제가 관철되면서 8월 전당대회를 앞둔 당권 구도에도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민주당 중앙위원회는 지난 3일 투표를 통해 당헌 개정안을 가결했다. 민홍철 중앙위원장은 투표 참여자 515명 중 60.58%인 312명이 찬성해 안건이 통과됐음을 공식 선언했다. 지난해 말 한 차례 부결됐던 해당 안건은 이번 투표에서 90%에 육박하는 높은 참여율을 기록하며 문턱을 넘었다.
이번 개정의 핵심은 표의 등가성 확보다. 기존에는 국회의원이나 지역위원장 등 대의원 1명이 행사하는 표의 가치가 일반 권리당원 20명의 표와 맞먹는 수준이었다. 하지만 이번 결정으로 모든 당원이 계급과 직책에 상관없이 동등한 1표를 행사하게 됐다.
정 대표는 표결 전날인 2일 "계파 보스의 눈치를 보거나 줄을 서지 않아도 당원들에게 인정받으면 평등하게 공천 기회를 얻는 구조"라며 제도 도입의 당위성을 강조했다. 이는 당내 비주류와 신진 인사들의 진입 장벽을 낮추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당내 민주주의 강화라는 성과에도 불구하고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문제를 둘러싼 내홍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이른바 '친명'계 내부에서도 이견이 표출되는 상황이다. 한준호 의원은 기자회견을 자처해 합당 논의를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으며, 지도부 내에서도 공개적인 비판이 이어졌다.
이언주 수석최고위원은 "현 시점은 이재명 대통령의 시간"이라며 조기 합당론이 차기 대권 구도를 앞당겨 대통령의 국정 동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대권 경쟁 프레임이 형성될 경우 임기 중반 '레임덕' 우려가 현실화될 수 있다는 경고다.
정 대표는 반대파 의원들과 개별 회동을 하며 수습에 나섰다. 특히 최고위에서 공개 충돌했던 위원들과 식사 자리를 갖는 등 대화 채널을 가동하고 있다. 민주당은 조만간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전당원 여론조사 등 구체적인 의견 수렴 절차를 확정할 계획이다.
이번 1인 1표제 확정은 당원 중심의 정당 모델을 완성했다는 평가와 함께, 특정 강성 당원들의 목소리가 과대 대표될 수 있다는 우려를 동시에 낳고 있다. 합당을 둘러싼 당내 여론 지형이 1인 1표제라는 새로운 규칙 아래서 어떻게 반영될지가 향후 정국의 핵심 쟁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