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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세종에 몰리는 전략 산업들…‘행정수도’의 진화

이철호 기자 | 입력 26-02-01 15:32



세종특별자치시 연서면 일대 스마트 국가산업단지 조성 부지는 1일 오전부터 덤프트럭과 굴착기가 쉴 새 없이 오가며 토목 공사를 진행 중이다. 2020년 5만 6000여 개였던 세종시 전체 사업체 수는 지난해 기준 7만 2000개를 넘어섰다. 4년 만에 26% 이상 급증한 수치다. 산업 종사자 수도 34만 명을 돌파하며 행정 중심 도시를 넘어선 자족 도시로의 재편이 속도를 내고 있다.

전체 산업 매출 규모는 2023년 말 기준 98조 218억 원을 기록했다. 2020년 64조 원대였던 매출액이 3년 만에 50% 넘게 수직 상승하며 연 매출 100조 원 시대 진입을 예고했다. 이는 부산과 대구 등 주요 광역시의 공공행정 분야 매출 규모를 상회하는 수준이다.

현재 세종시는 연서면 스마트 국가산단(275만㎡)과 집현동 테크밸리 도시첨단산단(82만㎡) 등 대규모 산업 인프라를 동시다발적으로 확충하고 있다. 전동면 세종벤처밸리(59만㎡)와 전의면 세종복합산단(82만㎡) 역시 분양 절차를 밟으며 기업 입주를 준비 중이다. 계획된 산단 조성이 마무리되면 세종 내 산업 부지는 총 1000만 ㎡를 넘어서게 된다.

현장에서는 이미 유력 상장사들의 생산 기지 가동이 한창이다. 전의면 미래산단에 본사를 둔 시가총액 1조 7000억 원 규모의 레이크머티리얼즈는 전고체 배터리 소재 생산 라인을 가동 중이며, 명학산단에는 삼성전기 사업장이 30년 넘게 자리를 지키고 있다. 한국콜마와 콜마비앤에이치 역시 전의면 일대에 대규모 생산 거점을 확보해 K-뷰티 수출 물량을 소화하고 있다.

[세종시 제공]

올해는 굵직한 상장사와 물류 거점의 입주가 줄을 잇는다.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권인 로봇 전문기업 레인보우로보틱스는 오는 3월 말까지 시설 투자를 마치고 상반기 중 세종 테크밸리 신사옥에 입주할 예정이다. 삼성전자의 지분 투자로 주목받은 이 기업의 이전은 세종시 로봇 산업 생태계 구성의 핵심 변수로 꼽힌다.

생활용품 유통 기업 아성다이소의 행보도 구체화됐다. 다이소는 스마트그린산단에 4000억 원을 투입해 국내 최대 규모의 물류 거점인 세종허브센터를 짓고 있다. 시 당국은 오는 9월 중 물류창고 입주와 본격적인 운영이 시작될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외에도 에이치비테크놀러지와 에스지에스한국 등이 연내 준공과 입주를 확정 지은 상태다.

기업들의 입주가 이어지면서 세종시는 추가 산업단지 확보에 착수했다. 장군면 은용리에 188만 ㎡ 규모의 민간 주도형 '그린랩 산단'을 조성하는 계획이 수립됐다. 시는 이곳에 첨단 산업 연계 업종을 집중 유치할 방침이다. 기존 노후화된 조치원 산단 등은 기반 시설 개선을 통해 청년 친화형 공간으로 개편하는 작업도 병행한다.

다만 급증하는 기업 수요에 비해 정주 여건과 인력 수급 문제는 과제로 남았다. 수도권에서 이전하는 기업들은 전문 인력 확보를 위한 교통망 확충과 주거 지원 대책을 요구하고 있다. 시는 기회발전특구 지정 확대와 임차료 지원, 미래전략산업펀드 조성 등을 통해 대응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실제 인력 유입으로 이어질지는 지켜봐야 할 대목이다.

주요 기업들의 입주 시기가 하반기에 집중되면서 세종시가 내세운 자족 기능 확보 성적표는 올해 말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신규 기업 입주가 고용 창출과 지역 세수 확대로 직결되지 못할 경우, 단순 생산 기지 전락에 대한 우려가 다시 고개를 들 가능성이 있다.

구체적인 기업 유치 실적과 연계된 정주 인프라 구축 여부가 향후 세종시 산업 지형의 지속 가능성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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