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국내 증시가 소폭 상승세로 출발했다. 이날 오전 9시 개장 직후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4.69포인트(0.15%) 오른 3,209.81을 기록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 역시 2.5원 내린(원화 가치 상승) 1,388.5원에 개장하며 1,380원대로 내려왔다. 이는 지난 주말 사이 발표된 미국의 8월 고용지표가 시장 예상치를 하회하며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감을 키운 데다, 최대 외교 현안이었던 미국 조지아주 한국인 집단 구금 사태의 해결 소식이 전해지며 투자 심리가 회복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주말 뉴욕 증시는 미국의 8월 고용 보고서가 예상보다 부진하게 나오자 오히려 안도 랠리를 펼쳤다. 시장의 예상보다 고용 증가 폭이 둔화하고 실업률이 소폭 상승한 것으로 나타나자, 시장은 이를 연준이 금리를 인하할 명분으로 받아들였다. "나쁜 뉴스가 (시장에) 좋은 뉴스"가 된 셈이다. 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감이 높아지자 미 국채 금리가 하락하고 달러화가 약세를 보였으며, 이는 글로벌 증시에 긍정적인 신호로 작용했다.
달러화 약세 기조는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도 즉각 반영되어 원·달러 환율을 개장 초 1,380원대까지 끌어내리는 요인이 됐다.
특히 국내 시장에는 미국 조지아주(州)에서 발생한 우리 국민 300여 명 집단 구금 사태라는 최대 규모의 돌발 외교 악재가 해소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소식이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이날 오전 대통령실은 구금된 우리 국민에 대한 석방 교섭이 사실상 완료되었으며 행정 절차만 남겨두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조현 외교부 장관이 이날 저녁 미국으로 출국해 미 행정부 고위급 인사들을 만나 사태의 조속한 마무리와 재발 방지를 논의할 계획이다. 한미 동맹국 간의 대규모 투자 사업 현장에서 발생한 이번 충돌이 외교적 협의를 통해 일단락되면서, 현대차와 LG에너지솔루션 등 관련 기업들은 물론 국내 증시 전반의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크게 완화되었다.
다만 코스피의 상승 폭은 제한적인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이는 미국의 고용 둔화가 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감을 높이는 동시에, 세계 최대 경제국인 미국의 실물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 또한 자극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투자자들은 당분간 미국의 경기 둔화 속도와 연준의 실제 정책 방향을 주시하며 신중한 태도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